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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많아 더위 타는 분, 우엉차 드셔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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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많아 더위 타는 분, 우엉차 드셔 보세요

입력
2015.05.14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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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봄나물의 계절이라, 마트의 청과물 코너에는 나물로 데쳐 먹을 수 있는 각종 푸성귀들로 가득하다. 춘곤증을 이기는데 봄나물만한 게 없다고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나물을 즐기는데, 근년 들어 특히 눈에 띄는 쌈채소가 우엉잎이다. 우엉잎도 곰취나 머위처럼 데쳐서 강된장으로 쌈을 싸 먹어보면 식감이 일품이다. 단, 다른 채소에 비해 유난히 질기면서 입속에서 오래 씹혀 잎에도 식이섬유가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엉은 어린잎이나 뿌리는 음식으로, 씨앗은 열을 풀어주는 청열해독제로 약용한다. 그중 우엉의 뿌리는 우리 식단에 가장 보편적인 식재료로 상용되고 있다. 국민 간식인 김밥의 기본 재료에 반드시 우엉의 뿌리가 들어가기 때문이다. 김밥을 먹을 때 햄과 노란 단무지 등과 함께 간장에 졸여 짙은 갈색을 띠는 아삭한 식감의 뿌리야채를 본 기억이 있을 텐데, 그 갈색뿌리야채가 바로 우엉이다.

최근 이 우엉의 뿌리가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다고 소문나면서 차로 개발되었고, 우엉차가 인기 상종가를 치고 있다. 연구에 의하면 우엉의 뿌리에는 낮은 칼로리의 식물성 식이섬유가 풍부해 위장관 내 수분 흡수력을 높이면서 배변활동을 도와 숙변 제거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또 풍부한 이눌린 성분이 이뇨작용을 돕기 때문에 노폐물 배출에도 유용하다. 우엉에 함유된 수용성 식이섬유는 담즙산, 콜레스테롤, 독성물질 등을 흡착해서 배출하므로 내장지방으로 인한 뱃살 제거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한의학에서는 우엉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우엉은 국화과(Compositae)에 속한 2년생 초본으로 약용으로 쓸 때는 주로 씨앗을 응용한다. 8~9월이 되면 열매가 익는데, 그 때 씨앗을 채취한다. 이렇게 채취된 우엉의 씨앗(우방자)은 성질이 차고 맛이 써 청열해독의 요약(要藥)으로 사용하는데, 국화과 식물이 가지고 있는 보편적 특성인 거풍열(祛風熱ㆍ풍열을 없앰) 작용을 한다. 실제 임상에서 인후종통(목이 붓고 아픈 증상)이나 풍진, 단독 등의 열성 피부질환에 응용한다. 결론적으로 말한다면 우엉은 강력한 발산, 해열, 소염, 거담, 해독 기능을 가지고 있어 약용으로 쓸 때는 반드시 환자의 체질이나 신체의 상태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떤 식물의 효능과 적절한 응용을 위해서 성분적인 분석은 기본적이고 필수적이다. 하지만 그 식물이 가지고 있는 성분은 그 식물 특성의 일부분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성분의 적응증 만으로 모든 사람들에게 동일하게 응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즉 성분적인 분석을 바탕으로 그 식물이 가지고 있는 기미론(氣味論)적인 특성, 최소한 한열온량(寒熱溫凉ㆍ차고 뜨겁고 따뜻하고 시원함) 정도는 구분해야 부작용 없이 안전하게 응용할 수 있다.

우엉차의 성질은 차고 냉하다. 우엉의 뿌리를 간장으로 데치고 볶아 찬 기운을 없앤 다음 김밥에 넣어 소량 섭취할 때는 그 성질을 느낄 수 없다. 그러나 약처럼 매일 차로 음용할 때는 다르다. 평소 손발이 차고 소화기능이 떨어지면서 배가 자주 아프고 설사 경향인 사람에게는 적절하지 않다. 다이어트 용도이건, 몸속의 노폐물 제거 용도이건 우엉차는 양성적(陽性的)인 사람에게 적합한 약으로 열이 많아 더위를 타는 사람, 소화는 잘되지만 설사보다는 변비 경향인 사람, 열성 피부질환이나 두드러기가 잘 생기는 사람, 쉽게 흥분하고 다혈질인 사람에게 적절하다.

허담 옴니허브 대표ㆍ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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