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열리는 광주 유니버시아드
지난해 단체전 대표 선발전서
대한체조協 선수 밀어주기 의혹에
'명문' 세종대 올해 선발전 불참
지난달 신체 계측평가서도
0점 받을 선수가 선발돼 재논란
세종대 신고로 합수단 조사 나서
손연재 신수지 등 스타 선수들을 배출하며 인기를 얻고 있는 리듬체조가 선수 선발을 둘러싼 내홍으로 안방에서 열리는 국제대회 단체전에 나가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13일 대한체육회에 따르면 7월 광주에서 열리는 하계 유니버시아드대회 참가 선수 명단 제출 마감일은 지난달 30일이었지만 대한체조협회와 대학간 갈등으로 단체전 대표 선발전을 제대로 치르지 못해 아직 명단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갈등의 발단은 지난해 6월 열린 단체전 대표 선발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6명까지 뽑는 선발전에서 당시 6위를 기록한 A(현 세종대)선수를 제쳐두고 8위인 B선수가 국가대표에 선발되자 선정시비가 불거졌다.
국가대표 선발 규정에 따르면 훈련성적, 대회 입상성적 등을 객관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자료로 입증할 경우 성적 상위권 3명을 제외한 나머지 3명을 ‘추천선수’ 자격으로 선발할 수 있다. 대한체조협회 관계자는 “당시 B선수는 3년째 국가대표를 하고 있었고 A선수는 첫 선발전 출전이었다”며 “당일 컨디션이 좋지 않아 순위가 낮았지만 단체전 특성상 호흡과 경력 등을 고려해 B선수를 선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연재 선수가 올해 부상으로 대표팀 선발 2차전에 불참했지만 국가대표로 선정된 것도 이 추천선수 규정 때문이다.
하지만 세종대 측은 “B선수가 그동안 국내 및 세계대회에서 뚜렷한 입상 성적이 없었다”며 협회 측의 밀어주기 의혹을 제기했다. 2011, 2013년에도 선수 선발 문제로 협회 측과 갈등을 빚어왔던 세종대 측은 결국 올해 단체전 대표 선발전에 불참했다. 리듬체조 전통 명문인 세종대는 지난해 단체전 대표 선발전 1위를 차지하는 등 기량이 뛰어난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다. 이런 세종대가 선발전에 불참하자 단체전에 필요한 인원수를 채우지 못해 현재까지도 단체전 선수단이 완성되지 못한 것이다. 다급해진 대한체조협회는 선수 명단 제출 1시간 전 세종대 측에 공문을 보내 합류를 제안했으나 세종대 측은 이를 거절했다.
이런 내분 속에 지난 4월 치러진 리듬체조 단체전 대표 선발전에서도 선발시비가 빚어졌다. 신체 계측평가에서 0점을 받아야 할 일부 선수가 규정에도 없는 기본점수 5점을 받고 대표로 선발됐기 때문이다.
신체 계측 점수 중 체중부문은 10점 만점으로 계측 기준((신장-110)X0.85)과 실제 체중을 비교해 0.5㎏ 초과할 때마다 1점씩 감점하게 되어 있다. 따라서 규정대로라면 계측 기준에서 각각 7.1㎏, 6.7㎏ 초과한 C선수와 D선수는 모두 0점을 받아야 했다. 그러나 이들은 협회 측 재량으로 기본점수 5점을 받아 대표 선발에 각각 4, 5위로 발탁됐다. 특히 6.7㎏ 초과한 D선수는 원래 규정대로라면 7위로 떨어질 상황이어서 논란이 컸다. 계측평가를 만점으로 통과한 E선수는 이들에 밀려 탈락했다. E선수의 코치는 “계측평가를 준비하기 위해 체중을 줄인 노력도 평가의 일부인데 갑자기 규정에 없는 채점 방식으로 선수들에 좌절감을 줬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대한체조협회 관계자는 “신장이나 근육량 등 변수가 정밀하게 반영되지 못한 기준이라 참작할 여지가 있다고 생각해 기본점수를 주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종대 측은 지난달 말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스포츠 4대악 신고센터에 대한체조협회의 선발 과정 문제 등에 대해 신고, 합동 수사반이 조사를 벌이고 있다. 대한체조협회 관계자는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으며 모쪼록 국내에서 열리는 큰 대회인 만큼 단체전에 나갈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고 전했다.
정준호기자 junho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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