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현상설계공모 당선작에
네덜란드 비니 마스 '서울수목원'
서울역 고가가 ‘큰 나무 형상의 공중 정원’으로 변신하게 된다.
서울시는 서울역고가를 공원화하는 ‘서울역7017 프로젝트’ 국제현상설계공모 당선작으로 네덜란드 건축ㆍ조경 전문가인 비니 마스의 ‘서울수목원’ (The Seoul Arboretum)을 최종 선정했다고 13일 밝혔다. 비니 마스는 2000년 독일 하노버 엑스포의 네덜란드관, 2030년 프랑스 파리의 비전을 그려낸 ‘그랑 파리 플뤼 프티(Grand Paris Plus Petit)’와 같은 프로젝트로 잘 알려진 세계적 건축ㆍ도시설계회사 MVRDV의 대표다.
당선작 서울수목원은 서울역 고가를 공중(空中) 정원으로 조성하는 기본구상으로, 고가가 공중에서 볼 때나 아래에서 올려다볼 때나 큰 나무 형상이 되도록 설정했다. 서울수목원은 퇴계로에서 중림동까지 국내 수목을 가나다순으로 심고 진출입 램프는 나무가지로 비유해 서울시가 발표한 17개 보행길을 유기적으로 연계했다. 당선작은 자연을 매개로 콘크리트 구조물을 생명의 장소로 전환하는 비전과 전략이 미래지향적이고 혁신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비니 마스는 이날 시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서울역고가공원으로 모든 사람이 연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계안의 의미를 설명했다.
그는 “서울역고가는 광장이자 공원이 될 것”이라며 “고가를 따라서 다양한 것이 엮일 수 있으며 단순히 산업화의 상징물로서가 아니라 동네에서 다른 동네로 가는 과정으로서의 공간이라는 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역고가 주변의 첫 인상에 대해 “솔직히 사무실과 시장, 소매점, 작은 집과 큰 집이 모두 뒤죽박죽 파편화돼 섞여있어 매우 이상했다”며 “방문자로서 어디로 갈지 길을 잃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고 소개했다.
비니 마스는 “고가에서 서울에서 자라는 다양한 나무를 심고, 시민이 함께 가꿔간다면 고가 주변의 파편화된 다양성을 상징하면서도 이를 하나로 묶어 서울의 정체성을 표현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는 이번 당선작을 토대로 지역주민 대상 설명회, 분야별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 설계를 구체화할 계획이다.
김기중기자 k2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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