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아레스, 문전 앞에서 네이마르에
네이마르는 헤트트릭 찬스 메시에
골 양보하다 뮌헨에 2차전 졌지만
4강 1ㆍ2차전 합계 5-3으로 승리
팬들 SNS에 "엄청난 팀 정신" 찬사
바르샤 챔스 결승 진출…엔리케 감독 “트레블 가능성 있다”
“가장 무시무시한 축구 트리오에게도 따뜻한 이면은 있었다.”
미 워싱턴 포스트가 13일 바르셀로나의 ‘MSN(메시-수아레스-네이마르)’에 보낸 찬사다. 평소에도 이타적인 플레이를 하기로 유명한 MSN 트리오는 올 시즌 팀에게 가장 중요한 경기로 꼽히는 2014~15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에서 경기 결과보다 서로의 우정을 생각하는 경기를 보여줬다.
네이마르(23ㆍ바르셀로나)는 이날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바이에른 뮌헨과의 준결승 2차전에서 2-3으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해트트릭을 포기하고 메시에게 득점 기회를 넘기는 감동적인 장면을 만들었다. 전반에만 두 골을 몰아친 네이마르는 추가시간에 바이에른 뮌헨의 수문장 마누엘 노이어(29)와 1-1로 마주쳤다. 결승으로 가는 길목에서 해트트릭 작성은 물론 메시와의 대회 득점 기록(10골)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하지만 네이마르는 반대쪽에서 달려 들어오는 리오넬 메시(28)를 발견하고는 슈팅 대신 패스를 선택했다. 하지만 메시에게 공이 정확히 배달되지 못하면서 바르셀로나의 동점골은 무산됐다.
바르셀로나 팬들은 경기 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을 통해 득점 기회를 놓친 네이마르에게 화를 내기는커녕 “네이마르는 해트트릭을 완성하고 메시와 챔스리그 골 기록과 동률을 이룰 수 있었지만 그에게 패스를 건넸다. 이것은 엄청난 팀의 정신을 보여준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네이마르의 이날 양보는 지난 3일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35라운드 코르도바전에서 페널티킥을 유도한 메시가 네이마르에게 득점 기회를 넘긴 것에서 비롯됐다. 메시(40골)는 레알 마드리드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42골)와 득점왕 경쟁을 하고 있었음에도 이날 득점이 없었던 네이마르에게 페널티킥 기회를 내준 것이다. 네이마르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나는 메시의 행동을 결코 잊지 못한다”며 “매일 메시로부터 축구뿐만 아니라 많은 것을 배운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바르셀로나가 0-1로 지고 있던 상황에서 동점골 역시 MSN의 우정에서 빚어졌다. 문전 앞까지 돌파에 성공한 수아레스가 그대로 골을 넣을 수도 있었지만 골문 왼쪽으로 쇄도하던 네이마르에게 패스해 득점 기회를 넘긴 것. 이들 MSN 트리오는 올시즌 무려 114골을 합작했다. 메시가 53골, 네이마르가 37골, 수아레스가 24골을 넣었다. 메시가 공을 잡으면 나머지 두 선수에게 공간이 생길 수밖에 없다. 메시가 찔러주면 수아레스가 침투해 들어가고 위치 선정 능력과 골 결정력이 높은 네이마르가 마무리한다. 알고도 못 막는 MSN 트리오의 득점 공식이다.
MSN 트리오의 희생과 우정이 빛난 바르셀로나는 1차전에서 3-0 대승을 거둬, 이날 패배(2-3)에도 불구하고 1,2차전 합계 5-3으로 앞서면서 여유 있게 결승행 티켓을 차지했다. 팀 통산 8번째 결승진출이다. 루이스 엔리케(45) 바르셀로나 감독은 경기 후 “팀 기운이 매우 긍정적이다. 이 자리에 있는 것 자체가 경이적”이라면서 “세 대회에서 한 번씩만 이기면 트레블(프리메라리가, 챔피언스리그, 국왕컵)을 달성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바르셀로나는 챔피언스리그, 코파 델 레이(스페인 국왕컵) 결승에 올라 있고, 프리메라리가에서도 승점 90으로 2위 레알 마드리드(86점)에 4점 앞서 있다. 남은 2 경기에서 바르셀로나가 1승만 추가하면 우승이 확정된다.
이현주기자 memor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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