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밤(한국시간) 러시아 첼랴빈스크의 트락토르 아레나에서 열린 2015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개막식.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WTF) 총재가 7,000석을 가득 메운 관중 앞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여러 나라에서 많은 대회를 치러봤지만 이렇게 태권도에 열성적인 국민들은 처음 봤다”고 영어로 말한 직후 러시아어로 통역을 거치자 관중석에선 우레와 같은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
일찌감치 동이 난 좌석을 차지하지 못해 층별 입구마다 줄지어 선 관객들로 붐볐고, 국가 순서에서 러시아가 호명되자 첼랴빈스크 시민들은 큰 함성으로 자국 선수단을 환호했다. 올림픽을 방불케 하는 열기로 세계선수권대회라고는 하지만 비인기 단일 종목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성대한 개막식 광경이었다. 경기장 인근에는 이른 오전부터 엄청난 인파가 쏟아져 나와 대회 조직위원회가 준비한 음악 공연과 먹거리, 볼거리를 즐기는 등 말 그대로 축제의 장이었다. 6개월간 소양 훈련을 받았다는 자원봉사자 900명은 적재적소에 투입돼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개막식의 맨 마지막 순서로 열린 국제태권도연맹(ITF) 시범단의 시범 역시 큰 관심을 모았다. 세계태권도연맹(WTF) 주최 대회에 첫 참가한 이들은 WTF 대회에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생소한 기술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세계태권도연맹 관계자는 “2013년 멕시코 세계선수권대회부터 대회의 수준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면서 “러시아가 2년 전 왜 적극적으로, 이 대회 유치에 도전했는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하민아(20ㆍ경희대)는 대회 이틀째 경기에서 한국의 첫 메달을 예약했다. 하민아는 13일 트락토르 아레나에서 열린 여자 49kg급에서 다나 투란(요르단)을 6-2로 꺾고 준결승에 올라 동메달을 확보했다. 16강에서 세계선수권 3회 우승자인 강력한 우승후보 브리히트 야헤 엔리케(스페인)를 4-3으로 제압한 하민아는 티야나 보그다노비치(세르비아)와 14일 같은 장소에서 결승 진출을 다툰다. 첼랴빈스크(러시아)=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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