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독일 방송교향악단
이달 말 첫 내한 공연
토마스 헹엘브로크가 지휘봉
유럽에서 명성 높은, 깊고 중후한 음색의 북독일 방송교향악단이 처음 한국 무대에 선다. 2차 대전 직후인 1945년 독일 제2의 도시 함부르크에서 창단된 이 오케스트라는 초대 감독 한스 슈미트 이세르슈테트(1945~1971년 재임)를 시작으로 클라우스 텐슈테트(1979년~1981년 재임), 귄터 반트(1982~1990년 재임) 등 전설적 지휘자들을 거치며 무수한 명반을 만들었다. 국내 클래식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세계 9위의 교향악단으로 꼽힌 적이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2011년 이 악단의 음악감독으로 부임한 토마스 헹엘브로크(57)가 지휘봉을 잡는다. 헹엘브로크는 13일 한국일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특히 목관악기가 짙은 독일 사운드를 내는” 교향악단이라고 소개했다. “오랜 시간 이세르슈테트와 반트가 상임지휘자를 지내며 악단의 깊고 강렬한 소리를 만들었죠. 이번 연주회에서 단원들의 응집력에서 나오는 충만한 열정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고음악 스페셜리스트로 꼽히는 헹엘브로크는 음악감독 취임 후 독특한 프로그래밍과 고음악 기법(옛 음악을 그 시대 악기와 연주법으로 연주하는 것)을 가미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 악단의 재전성기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1년 처음 함부르크에 왔을 때 악단은 브람스와 브루크너 연주가 탁월했죠. 저는 레퍼토리를 확대하고 새로운 연주테크닉에도 능한 오케스트라를 원했습니다. 19~20세기 음악뿐만 아니라 17~18세기 고음악, 현대음악에도 열정적인 오케스트라 되는 거죠.”
‘동료 같은 지휘자’로 단원들의 사기도 올렸다. 그는 “단원들이 ‘함께하고 있다’는 기분이 들 때 더 좋은 연주를 들려주더라”며 “권위적인 측면을 배제하려 하는데, 단원들과 함께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없어진다”고 말했다.
이번 내한공연에서는 바이올리니스트 알라벨라 슈타인바허와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하고 말러 교향곡 1번도 들려준다. “멘델스존 협주곡은 개인적인 인연이 깊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매일 밤 나탄 밀스타인(1903~1992?피아니스트 블라디미르 호로비츠, 첼리스트 그레고르 피아티고르스키와 더불어 ‘러시아 트로이카’로 불린 바이올리니스트) 연주 녹음을 반복해 들어서 악보를 본 적 없어도 그 곡을 연주할 수 있을 정도였죠.”
특히 관심을 모으는 곡은 말러 교향곡 1번. 말러가 20대였던 1888년 작곡한 작품으로 화려하고 서정적이면서 정열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겨나는 곡이다. 헹엘브로크는 “이번에 연주할 말러 교향곡 1번은 일반에 잘 알려지지 않은 버전”이라며 기대를 불러일으켰다. “1893년 함부르크판인데 종합수정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판본으로 태어났죠. 개인적으로 이 버전을 매우 좋아하는데, 한국에서 연주할 수 있어 기쁩니다. 아마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올 거예요.”
공연은 26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27일 대구시민회관 그랜드콘서트홀. (02)599-5743
이윤주기자 mis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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