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닷새간 인도적 휴전 개시…평화적 해결 시험대
사우디아라비아와 예멘 시아파 반군이 합의한 닷새간 휴전이 12일 밤 11시(현지시간·한국시간 13일 오전 5시)부터 시작됐다.
사우디 주도의 수니파 아랍국 동맹군이 예멘 반군을 공습한 3월26일 이후 47일 만이다.
아흐메드 아시리 사우디군 대변인은 예고한 휴전 개시 시각에 맞춰 "인도적인 목적의 닷새간 휴전이 발효됐다"고 발표했다. 반군 측은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번 휴전은 사우디가 8일 인도적 구호를 위해 제안했고, 반군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성사됐다.
아시리 대변인은 이어 "(휴전 기간) 구호를 위해서라고 해도 동맹군과 조율 없이는 어떤 구호선박도 예멘에 입항할 수 없다"며 "동맹군은 유엔과 협의해 이란을 포함한 구호선박의 입항을 허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란은 11일 구호품을 실은 선박 1척을 예멘 후데이다항으로 보내면서 함대로 호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미국은 이들 이란 함대를 감시하고 있다면서 이 구호품이 예멘에 직접 전달되는 대신, 홍해 건너편 지부티의 유엔을 통해야 한다고 맞섰다. 미국과 사우디는 이란이 예멘 반군에 구호품을 가장해 무기를 지원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휴전 합의가 사우디와 반군이 직접 만나 이뤄지지 않고 언론을 통해 각자 뜻을 밝히는 간접적인 방식을 통한 만큼 휴전 합의가 지켜지려면 양측의 신뢰가 필요한 상황이다.
따라서 휴전 합의의 이행 여부에 따라 예멘 사태의 평화적 해결 가능성을 가늠해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사우디는 이번 휴전 합의가 지켜지면 기간을 연장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우디는 휴전 기간이라도 반군이 무력행사를 중지하지 않으면 공습을 재개하겠다는 입장이어서 17일 밤까지 닷새간 휴전 약속이 유지될지는 불확실하다.
특히, 반군에 알리 압둘라 살레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정부군이 합세한 탓에 지휘체계가 일원화되지 않아 전투 중지 명령이 지켜지지 않을 공산도 있다.
휴전 개시에 맞춰 이날 처음 예멘 사나를 방문한 이스마일 오울드 셰이크 아흐메드 유엔 특사는 "인도적 휴전과 예멘의 각 정파가 협상장에 돌아오는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프 래스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번 휴전에 대한 지지를 표하면서 "예멘의 각 정파가 휴전 약속을 지키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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