成리스트 8명 중 두번째로
홍준표 측근 2명 집 등 압수수색
성완종(64ㆍ사망) 전 경남기업 회장의 불법 정치자금 3,000만원을 수수한 의혹 속에 사퇴한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14일 사실상 피의자로 검찰 소환조사를 받는다. 지난달 27일 총리에서 물러난 지 17일 만이다. *관련기사 4면
‘성완종 리스트’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대전지검장)은 이 전 총리를 14일 오전 10시 소환한다고 12일 밝혔다. 이 전 총리는 ‘성완종 리스트’에 기재된 8명의 여권 실세 가운데 홍준표 경남지사에 이어 두 번째 소환 되는 정치인이다.
이 전 총리는 충남 부여ㆍ청양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무렵인 2013년 4월 4일 부여 선거사무소에서 성 전 회장을 만나 3,000만원을 건네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다양한 금품 수수시점을 검토했으나, 최종적으로 4월 4일로 특정한 상태”라고 말했다.
앞서 검찰은 성 전 회장이 부여 선거사무소를 방문한 사실을 입증하는 차량 고속도로 하이패스 기록과 운행일지를 확보했다. 검찰은 이 전 총리를 조사한 뒤 금품 액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점을 감안,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검찰은 이 전 총리가 관련자들에 대한 증거인멸 시도에 연루됐는지도 조사할 예정이다. 검찰은 이 전 총리의 최 측근인 김모 비서관이 이 전 총리의 운전기사 윤모씨와 선거캠프 자원봉사자 한모씨 등에게 전화를 걸어 “이 전 총리가 성 전 회장과 만난 것을 봤다는 기억이 맞느냐”고 여러 차례 물으며 부인을 유도한 정황이 담긴 통화 녹취 파일을 확보했다.
앞서 검찰은 성 전 회장의 수행비서인 금모씨와 운전기사 여모씨를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했지만, 이들은 ‘테이프로 감은 비타500 박스를 선거 사무실로 갖고 가는 것을 봤다’는 언론 인터뷰와 달리 검찰에서는 “이를 직접 보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홍 지사의 측근인 나경범 경남도청 서울본부장과 강모 전 비서관의 자택 및 사무실 등을 압수 수색했다. 검찰은 홍 지사 측이 돈 전달자인 윤승모(52) 전 경남기업 부사장을 회유한 정황을 뒷받침하는 물증과 홍 지사가 2011년 당 대표 경선 당시 성 전 회장 측 인사들과 접촉한 사실 등에 대한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청환기자 ch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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