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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다시보기 가격 인상… 장삿속만 챙기는 공영방송

입력
2015.05.12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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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스맨 광희가 어떻게 활약했는지 ‘무한도전’을 ‘다시보기 서비스’로 보려는데 1,500원이라니…. 돈 안 내려면 3주나 기다려야 하네요.”

11일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대학생 김모씨는 TV를 켰다가 다시 꺼버렸다. 이날부터 IPTV가 제공하는 지상파 방송의 주문형비디오(VOD) 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다. 편당 1,000원인 지상파 고화질(HD) VOD는 1,500원, 700원인 일반화질(SD)은 1,000원이 됐다. 각 방송사가 지정한 5개 인기 프로그램에 한한 것이지만 연말이면 11개로 확대된다. KBS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와 ‘프로듀사’, MBC ‘무한도전’과 ‘일밤-진짜 사나이2’, SBS ‘런닝맨’과 ‘풍문으로 들었소’ 등은 가장 다시보기가 잘 팔리는 인기 프로그램들이다.

지상파 방송 3사는 지난 1월부터 유료방송 업체들에게 VOD 가격을 인상하겠다고 공문을 보냈고 수개월간의 협상 끝에 가격을 인상했다. 특히 KBS는 올해부터 VOD 서비스를 교양 프로그램까지 유료화로 바꿨다. ‘인간극장’ ‘다큐3일’ ‘추적60분’ 등 정규방송이 끝나면 바로 VOD 서비스를 통해 무료로 다시보기 할 수 있었던 시청자들은 그 혜택마저 빼앗겼다. 이들 프로그램은 ‘3주 홀드백’에 적용되면서 방송된 지 3주가 지나야 무료로 볼 수 있고, 그 이전에는 1,000원을 내야 시청할 수 있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IPTV 업체들에게 재송신료까지도 월 280원(가입자 1명당)에서 350원으로 인상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IPTV 가입자들의 요금도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

VOD서비스 시장규모가 1조원(2013년 기준)이 넘는 매출을 기록하는 상황에서 지상파 방송사들이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유료방송 VOD에 집착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그러나 지상파 방송이 VOD 가격을 인상하면서 그만큼 콘텐츠의 질적 개선을 다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지상파는 지난해 세월호 참사 보도를 놓고 ‘전원 구조’라는 오보를 낸 것도 모자라, MBC는 참사 당일 세월호 탑승객의 보험금 보도, 유가족들의 광화문 광장 등 농성을 ‘불법’으로 규정하는 보도를 내보내 공영방송에 대한 심각한 불신을 자초했다. 최근 방송개편에서는 줄줄이 케이블이나 종합편성채널의 예능을 모방한 프로그램들만 내놓으며 전 프로그램의 예능화에 앞장섰다. 시청률이 높지는 않더라도 꼭 찾아보는 프로그램, 상업방송이 제공하지 못하는 공공성 높은 프로그램, 장기 기획과 투자로 완성도를 높인 교양?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은 요즘 눈을 씻고 봐도 찾아보기 어렵다.

지상파 방송사들도 물론 시장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그러나 한편으론 시청료를 받는 공영방송의 지위를 갖고 있다. 민영방송의 경우에도 상품(콘텐츠)의 품질은 높이지 않은 채 가격만 올리는 상술은 소비자의 비난을 받게 마련이다. 경영악화를 내세우며 무작정 가격 인상에만 열을 올리는 지상파를 이해할 시청자는 몇이나 될까. 지상파는 시청자를 그저 사업을 이어갈 ‘봉’으로밖에는 보지 않는 것일까.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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