셸, 여름부터 최대 6곳에서 시추
환경단체 반대·날씨 등 변수 많아
미국 정부가 11일 환경론자들의 거센 반대를 무릅쓰고 다국적 석유기업 로열 더치 셸의 북극해 지역 시추 계획을 최종 승인했다. ‘셰일혁명’에 힘입어 에너지 자립국으로 발돋움하겠다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에너지정책 일환이다. 미국으로선 북극해 유전개발로, 경제 활성화는 물론 중동 의존도가 낮아지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CNN은 미 내무부 해양에너지관리국(BOEM)이 이날 멸종위기종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등을 포함한 셸의 조건부 시추 계획안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셸은 이르면 올 여름부터 추크치해 등에서 석유와 천연가스 시추에 나선다. 최대 6곳에서 시추를 할 수 있다.
아비게일 로스 합퍼 BOEM 국장은 “셸의 시추 계획 승인 요청을 신중하게 검토했다”며“진행 과정에서도 엄격한 안전 기준을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내무부는 알래스카 인근 북극해에 200억배럴 이상의 원유와 천연가스 90조 큐빅피트가 매장돼 있다고 파악하고 있다. 현재 추크치해와 보퍼트해 등 미 연방 북극해 지역에서 시추활동을 벌이고 있는 기업은 없다.
환경단체들은 정부 결정에 즉각 반발했다. 국제해양보호단체 ‘오세아나’의 수잔 머레이 부대표는 “미 정부가 지구상에서 가장 중요한 지역의 잘못된 탐사 계획을 성급하게 승인했다”고 비판했다.
셸은 2007년부터 북극해 시추를 시도해 왔다. 앞서 2012년에는 북극해 시추 시험 과정에서 원유 유출을 막기 위한 ‘오염물질 차단 돔’이 훼손되면서 계획이 연기됐다.
셸이 북극해 유전개발로 수익을 내기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장애물이 많다. 환경단체와의 소송이 진행 중이고, 시애틀시는 안전 문제를 이유로 셸의 시추용 선박이 시애틀 항구를 사용하는 것에 반대하고 있다. 또 셸이 시추 허가를 받은 북극해 지역은 기후 탓에 통상 7~10월만 안전하게 시추할 수 있다. 인력의 안전 문제도 제기된다. 2012년 셸의 시추선 두 대가 북극해에서 좌초돼 미 해양경비대에 구조된 적이 있었다.
한편 석유수출기구(OPEC)는 앞으로 10년 이내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수준으로 오르는 게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OPEC이 지난주 오스트리아 빈에서 개최한 회의의 전략 보고서 일부 내용을 공개했다.
회의에 참석했던 OPEC 관계자는 “어떤 시나리오에도 유가 100달러는 없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2025년 유가가 40달러를 밑돌고,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에서도 같은 해 유가가 76달러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측했다.
보고서는 또 OPEC이 유가 하락을 막기 위해 2011년 이후 유명무실화된 ‘산유 쿼터 할당제’를 다시 시행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보고서는 특히 OPEC의 국제 석유시장 점유율이 32% 이하로 떨어질 경우 쿼터제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OPEC의 시장점유율은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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