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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으로 때운다지만 FIFA 인증은?

입력
2015.05.12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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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대회 준비 촉박 이유

5억원 공탁 조건 공사 재개

남은 시한 짧아 FIFA 인증 의문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U)대회 축구훈련장 인조잔디 구매ㆍ설치 공사와 관련, 입찰 과정에서 하자가 있다며 탈락업체의 계약효력정지 등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던 법원이 U대회 개최 준비가 촉박하다는 광주시의 ‘특별한 사정’을 이유로 가처분 취소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시는 공사가 중단된 U대회 축구훈련장 4곳(6면)에 대해 공사를 재개했다.

그러나 법원이 시로 하여금 탈락업체에 대한 금전적 보상을 위해 5억원을 공탁하도록 한 데다, 해당 업체도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내기로 해 시가 특정업체를 위한 특혜성 입찰ㆍ계약 행정으로 혈세만 낭비하게 됐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광주지법 민사21부(부장 이창한)는 12일 “입찰 과정의 하자로 인해 계약체결 기회가 부당하게 제한됐다”고 한 입찰 탈락업체 J사의 계약효력정지 등 가처분 신청에 대한 인용 결정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시가 J사를 상대로 낸 가처분 취소 신청을 받아들인 것이다.

재판부는 “가처분 결정의 집행이 계속돼 인조잔디 구장의 설치와 국제축구연맹(FIFA) 인증이 지연될 경우 광주시로서는 U대회 수입 감소와 같은 금전적인 손실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신뢰도가 추락하는 등의 막대한 비금전적인 손실을 입을 수 있다”며 “이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때엔 담보를 제공하게 하고 가처분을 취소할 수 있다는 민사집행법 307조에서 정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광주시는 J사를 위해 담보로 5억원을 법원에 공탁하거나, 해당 금액을 보험금액으로 하는 지급보증위탁계약서를 제출하라”고 덧붙였다. J사에 대해선 돈으로 피해를 보상할 테니, 인조잔디 설치 공사는 당초 계약업체인 B사에게 계속 맡기게 해달라는 시의 주장을 그대로 수용한 것이다.

재판부는 이어 “각국 대표단이 도착하는 6월 27일까지는 인조잔디 경기장 설치공사와 FIFA 인증 절차가 완료돼야 한다”며 “당초 계약업체인 B사가 공사를 재개하면 이달 말 공사를 완료할 수 있지만 적법한 낙찰자라고 주장하는 J사가 새로 공사를 하면 다음달 중순에나 공사를 마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고려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법원의 이 같은 결정에도 불구하고 시가 정한 FIFA 인증 시한(6월 20일)까지 해당 구장에 대한 FIFA 인증을 받을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통상 FIFA 2Star 인증을 위해선 랩(Labㆍ연구소) 테스트를 통과한 인조잔디를 현장에 설치한 후 필드 테스트를 받아야 하는데 이 과정에만 30~45일 정도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시도 이번 가처분 취소 사건의 준비서면에서 “6월 20일까지 인증을 받기 위해선 인조잔디 현장 설치가 이달 말까지 마무리돼야 하며, 이 기간 또한 FIFA 2Star 인증을 받는데 빠듯하다”고 인정했다.

FIFA 2Star 인증 경험을 갖고 있는 J사 관계자는 “FIFA 2Star 필드테스트는 인조잔디가 경기를 치를 수 있는 안정화 상태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보통 FIFA가 45일간 해당 구장을 사용하도록 한 뒤 검사를 실시한다”며 “시가 무슨 근거로 빠르면 20일만에 FIFA 인증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하는지 모르지만, 재판부도 FIFA 인증 절차 등에 대해 좀 더 확인을 하고 현명하게 판단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한 부분이 있어 아쉽다”고 말했다.

안경호기자 k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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