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마리 유통시킨 일당 적발
울산 고래축제 앞두고 더 극성
성체 한 마리 가격이 4,000만원에 달해 ‘바다의 로또’라 불리는 밍크고래 등을 동해에서 불법 어획해온 일당이 해경에 적발됐다.
울산해양경비안전서는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울산 앞바다에서 시가 2억여원 상당의 밍크고래 6마리, 돌고래 20여 마리를 불법 포획해 시중에 유통시킨 혐의(수산업법 위반)로 포경선 선장 홍모(55)씨 등 3명을 구속하고, 선원 이모(28)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2일 밝혔다.
울산해경은 지난달 29일 울산 방어진항에 입항하던 홍씨 선박을 검사해 밍크고래 생고기 약 8㎏과 고래 포획용 작살 등 어구를 발견, 이들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조사결과 홍씨 등은 9.7톤급 연안복합어선을 이용해 고래가 호흡을 위해 물 위로 부상하면 작살을 던져 몸통에 꽂은 뒤 1시간 정도 피를 많이 흘려 죽을 때까지 기다리는 방식으로 고래를 잡아온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이들은 적발을 피하기 위해 죽은 고래를 해상에서 해체해 어선 내 비밀창고에 숨겨 놓은 뒤 다른 소형 운반선을 이용해 육상으로 옮기는 치밀한 수법을 사용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또 어선표지판 안에 불법 어구를 보관하는 공간이나 비밀창고를 설치하는 등 어선을 포경에 적합하도록 불법 개조했다고 해경은 설명했다.
아울러 해경은 고래 포획 어구를 선박에 숨겨둔 선박 2척을 적발, 선장 등 관계자 12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또 울산지역의 고래고기 식당 3곳에서 불법 유통된 것으로 추정되는 고래고기 1.1톤을 압수해 DNA를 분석하는 등 고래 불법포획 및 유통 관련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27일에는 울산시 북구 주전항 동쪽 23㎞ 해상에서 작살 4개가 꽂힌 밍크고래가 죽은 채 발견되기도 했다.
해경은 지난해 울산지역에서 적법하게 혼획된 고래는 55마리 정도 이지만 유통량은 100마리를 훨씬 웃도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불법 고래 어획이 성행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울산해경 관계자는 “이달 말 열리는 고래축제 때문에 고래고기 수요가 늘어나 불법 포획이 성행할 것이라는 정보에 따라 수사에 착수했다”며 “어선 2∼3척이 선단을 이뤄 불법 포획을 일삼은 사실도 있는 것으로 보고 용의선박을 대상으로 탐문수사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울산=김창배기자 kimc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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