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약점인 마무리 부재는 해결했지만, 이번엔 선발진이 말썽이다. 롯데 마운드가 평온한 날이 없다.
롯데는 11일까지 6연패에 허덕이며 8위까지 추락했다. 4월까지 경기 당 5.88점을 뽑아낸 타선이 5월 들어 평균 3.44점만을 뽑아내며 침묵한 탓이다. 강민호의 방망이는 여전히 뜨겁고, 9번 문규현도 살아났지만 4월 팀 내 MVP 황재균, 외국인 타자 아두치의 방망이가 주춤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마운드다. 이종운 롯데 감독은 지난달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몇 차례나 뒤집히자 5선발 심수창을 마무리로 돌리는 칼을 빼 들었다. "요즘 야구하는 게 너무 행복하다"던 심수창은 선발에 대한 애착이 강했지만 감독과의 면담 끝에 보직 변경을 받아 들였다.
그러나 팀이 연패에 빠져 세이브 상황이 나오지 않고 있다. 지난 7일 사직 SK전, 사흘 뒤인 10일 마산 NC전 등 모두 패한 경기에서 마지막 투수로 등판했을 뿐이다. 그는 2경기에서 각각 ⅓이닝을 던지며 컨디션 체크만 했다. 넥센 손승락이 시즌 초반 대승과 대패가 반복되며 개막 후 4월14일까지 단 한 번의 세이브 찬스를 못 얻었던 것과 비슷한 상황이다.
선발진은 더 암울하다. 당장 두 명의 토종 투수가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송승준은 옆구리 근육 미세 파열로 지난 9일 재활군으로 이동했다. 최소 2주 동안은 복귀가 힘들어 비상이다. 4선발 이상화도 구위가 떨어져 코칭스태프가 휴식을 줬다. 초반 예리한 제구로 2승1패를 기록하며 선발진에 힘을 보태던 그는 직구 평균 시속이 130㎞대에 머물고 있다. 5일 사직 SK전, 10일 마산 NC전에서 나란히 1⅓이닝만 던지고 조기강판 된 것도 이 때문이다.
트레이드를 통해 데려온 박세웅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 롯데 유니폼을 입고 9일 선발 데뷔전을 치른 그는 NC 타자들을 압도하지 못했다. 5⅔이닝 동안 7피안타 1볼넷 5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다만 주눅들지 않고 자기 공을 던지는 모습은 고무적이다.
결국 넥센-kt를 만나는 이번 주가 '고난의 행군'이다. 넥센은 리그 최고의 화력을 보유한 팀, kt는 리그 수준을 떨어뜨린다는 비아냥을 딛고 최근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래저래 '아까운' 4월에 이어 '잔인한' 5월을 보내고 있는 이종운 감독의 어깨가 무겁게 됐다.
함태수 기자 hts7@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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