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준 사장 등 형제의 난 사건
조사부에서 옮겨 고강도 수사 예고
임원들 수백억원대 횡령ㆍ배임 의혹
조현준(47) ㈜효성 사장 등 효성그룹 전ㆍ현직 임원들의 수백억원대 횡령ㆍ배임 의혹에 대해 서울중앙지검 특수부가 수사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효성그룹판 ‘형제의 난(亂)’으로 불리는 이 사건은 지난해 조석래(80) 효성그룹 회장의 차남 조현문(46) 전 부사장이 형인 조현준 사장과 동생인 조현상(44) 부사장을 겨냥해 검찰에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이 사건은 당초 고소ㆍ고발 사건 전담부서인 조사부에 배당됐었으나, 정치인 또는 대기업 사정(司正)을 담당하는 특수부가 넘겨받게 됨에 따라 향후 고강도 수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조사1부(부장 조종태)에 계류돼 있던 효성그룹 관련 고발 사건들을 최근 같은 검찰청의 특수4부(부장 배종혁)로 재배당했다. 조현문 전 부사장이 지난해 7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조 사장 등 그룹 계열사 전ㆍ현직 임원 9명을 고발한 지 각각 10개월, 7개월 만이다. 검찰 관계자는 “업무 분담 차원에서 특수4부로 사건을 넘긴 것이며, 그 이상의 의미는 없다”고 말했다. 각종 고소ㆍ고발 사건이 몰리는 조사부의 업무 과부하를 막고 사건의 신속한 처리를 위한 조치일 뿐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다른 부서도 아닌 검찰의 대표적인 인지 사건 전담부서인 특수부가 조사부의 업무를 부담해줄 만큼 한가롭지 않다는 점에서 이 사건 재배당은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당사자 간 화해ㆍ조정이 이뤄지기도 하는 조사부의 사건 처리와는 달리, 특수부의 수사는 거의 대부분 기소를 전제로 이뤄진다. 때문에 검찰 안팎에서는 조 회장이 8,000억원대 탈세ㆍ배임ㆍ횡령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던 2013년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의 수사에 이어, 이번에 또 다시 효성그룹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단순한 ‘형제의 난’이 아니라 ‘그룹 비리’ 쪽으로 사건의 성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7월 1차 고발에서 조 전 부사장은 그룹의 부동산 관리 계열사인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와 ㈜신동진의 최모 대표를 100억원대 횡령ㆍ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고발장에서 그는 “최 대표의 횡령ㆍ배임은 두 회사의 최대주주인 형과 동생의 이익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명목상 피고발인은 최 대표였지만, 실질적인 수사대상으로는 조 사장과 조 부사장을 지목했던 것이다. 3개월 후 2차 고발에선 아예 조 사장도 고발 대상에 포함시켰다. 노틸러스 효성과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 효성 인포메이션 등 계열사 3곳의 전ㆍ현직 경영진과 함께 조 사장도 165억원 횡령ㆍ300억원대 배임 혐의가 있다는 내용이었다.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조원일기자 callme1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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