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도니아서 알바니아계와 충돌
양측 최소 22명 사망·수십명 부상
총리 정치적 위기상황서 발생 주목
주말 동안 마케도니아 북부에서 발생한 경찰과 알바니아계 무장단체간 총격전으로 최소 22명이 사망했다. 이번 총격전은 여야 갈등으로 정권의 정치적 위기가 고조된 상황에서 발생해 유럽의 화약고 발칸반도가 다시 긴장에 휩싸이고 있다.
11일 외신에 따르면 이보 코테프스키 내무부 대변인은 마케도니아 북부 도시 쿠마노보에서 9일 새벽부터 시작된 이틀간의 소탕작전으로 무장단체 대원 14명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경찰관 8명이 사망하고 37명이 부상했다.
코테프스티 대변인은 “발칸반도에서 가장 위험한 테러조직 가운데 하나를 무력화하는 데 성공했다”며 코소보 출신으로 이뤄진 무장단체 대원 44명 중 간부 5명의 이름을 거론했다. 그는 이들이 지난 5월 초 인접국에서 마케도니아로 잠입해 정부 시설과 민간인 공격 준비를 해 왔으며 경찰이 발견한 쿠마노보의 대규모 무기 저장소에 숨어 있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항복한 30여명을 테러 연루 혐의로 체포했다.
사망한 무장대원 중 일부는 알바니아코소보해방군(UCK) 휘장을 단 제복을 입었지만, 이들에게서는 아무런 신분증명서가 나오지 않았다고 코테프스키 대변인은 설명했다. 정부 관계자는 2주 전에도 UCK 제복을 입은 40명의 무장 단체 대원들이 마케도니아 북부 코소보 국경 근처 마을의 경찰 감시탑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마케도니아 정부는 이번 작전 희생자를 기리기 위해 이틀 동안의 애도기간을 선포하고 스포츠 경기와 정치 집회를 취소했다.
이번 대규모 총격전은 니콜라 그루에브스키 총리와 정권의 정치적 위기가 고조된 상황에서 발생했다. 2006년부터 집권한 그루에브스키 총리는 수도 스쿠페에서 독불장군식으로 추진한 대규모 건축 프로젝트로 권력 남용 비판을 받아왔다. 여기에 지난 2월 야권이 그루에브스키 총리가 정적들과 언론, 기업, 외교관 등 2만여 명에 대해 불법 도청을 지시했다며 공개한 녹음파일로 정치적 위기에 몰려 있는 상황이다. 유럽의회는 정부와 야당 사이의 회담을 중재했으며 미국은 도청의혹에 대해 신뢰할 수 있는 조사를 요구했다. 지난 6일에도 시민들의 반정부 시위 과정에서 수십명이 다치는 등 정국은 극도로 혼란한 상황이다.
국제사회도 마케도니아의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무총장은 10일 미국ㆍ유럽연합(EU)ㆍ유럽안보협력기구(OSCE)와 함께 낸 성명에서 “우리는 마케도니아 지도자들이 장기화하고 있는 정치적 위기와 개혁의 필요성을 포함, 국가가 직면한 모든 문제들에 대한 대화를 함께 이끌어가는 순간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모든 정치세력은 냉정을 되찾고 역내 평화와 이해를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박소영기자 sosyo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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