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훈 시장 “재정난 탓에 불가능”
리모델링 추진 방침 공식 발표
타당성 용역 거쳐 11월 확정키로
통합 청주시청사를 신축할지 기존 건물을 리모델링해 활용할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이승훈 청주시장이 리모델링 방안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 시장은 11일 주간업무보고회에서 “신축한 청사에서 근무하면 시장인 나도 좋고 직원들도 좋지만 우리 시 재정 상황으로 볼 때 어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재정상의 문제를 들어 통합 시청사를 리모델링 방식으로 마련할 방침임을 사실상 굳힌 것이다.
그는 “내년부터 2020년까지 매년 세입이 늘어난다고 쳐도 시에서 가용할 수 있는 예산은 별로 없다”면서 “이런 재정상태에서 청사를 신축하면 향후 5년간 1,360억원의 적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시장은 “청사를 새로 짓는데는 1,572억원, 리모델링에는 351억원이 드는 것으로 추산돼 청사 신축 때 1,200여억원의 예산이 더 투입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청사를 신축하다 보면 생각지 않은 비용이 발생해 처음 책정한 비용보다 1.5배 정도 더 들어갈 수도 있다”고도 했다.
리모델링을 하면 개보수 비용이 계속 발생할 수 있다는 일부의 지적을 의식한 듯 이 시장은 “리모델링을 해도 내구연한 상 20년 이상 문제없이 쓸 수 있다”고 단언했다. 덧붙여 그는 “2030년이면 청주 인구가 105만이 되는데, 그 때 가서 필요하다면 100만 도시에 걸맞는 청사를 지으면 될 것”이라는 방향을 제시했다.
이 시장은 “향후 5년은 청주시가 인근 세종시, 천안시, 대전시 등과 경쟁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며 “예산을 아껴 통합청주시의 성장 동력을 위한 기반 구축에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역설했다.
애초 통합시청사는 신축을 전제로 추진됐다. 기존 청주시청사가 워낙 낡고 협소한 까닭에 새 청사를 마련해야 한다는데 이론의 여지가 없었다. 청주시도 신축을 전제로 통합시청사 건립 타당성 연구용역을 실시, 지난해 12월 새 시청사 부지와 규모 등을 사실상 확정했다. 현 시청사 부지를 남북 방향으로 확대한 2만 8,450㎡ 터에 지하 2층, 지상 15층(연면적 4만 9,900㎡)의 신청사를 짓기로 했다.
하지만 새해들어 이승훈 시장이 리모델링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이 시장은 “통합시청사 부지에 포함된 건물들을 리모델링해 활용하면 현재 6곳에 흩어져 있는 공무원들을 내년 하반기라도 모을 수 있다”고 리모델링 안을 꺼내들었다. 이에대해 청주시의회는 처음 계획대로 신축해야 한다는 의견을 견지하고 나섰다.
최근 청사건립기금 설치ㆍ운용 조례를 심의하면서 ‘리모델링’문구를 삭제했다. 리모델링안에 대한 반감을 드러낸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청주시 관계자는 “리모델링 타당성 용역과 시민의견 수렴을 거쳐 오는 11월 청사 건립 방향을 확정한다는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청주시는 시청사 건립방안을 놓고 논란이 일자 예정 부지내 건물에 대한 리모델링 비용 산출과 신축비를 비교분석하는 용역을 전문기관에 의뢰했다.
한덕동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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