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2개월간 60여 차례 체벌 가해… 검찰 "정당행위 범위 넘어선 학대"
흡연지도 등 훈육을 빌미로 제자를 1년 이상 체벌한 교사가 재판을 받게 됐다.
춘천지방검찰청 강릉지청은 흡연지도 등을 이유로 1년 이상 폭행과 오리걸음, 엎드려뻗쳐 등의 체벌을 가한 혐의(아동복지법 위반)로 중학교 교사 A씨(50)를 검찰시민위원회 심의를 거쳐 불구속 기소했다고 11일 밝혔다. 훈육이라는 정당행위의 범위를 넘어선 신체ㆍ정서적 학대행위가 있었음을 인정한 것이다.
강원 영동지역의 한 중학교 체육교사 겸 학생부장인 A씨는 지난 2013년 7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B군과 C군에게 모두 60여 차례에 걸쳐 흡연 등을 이유로 손, 나무막대기 등으로 머리와 엉덩이를 때리고 엎드려뻗쳐, 오리걸음, 방과 후 운동장 뛰기, 청소 등을 시켰다.
A씨는 또 흡연 여부 확인을 위해 지속적으로 소변 검사를 받도록 했다. 문제는 학생 가운데 B군이 지난해 9월 12일 유서를 남기고 자살하면서 불거졌다.
검찰은 A교사가 학교선도위원회에서 의결한 징계에 따른 훈육을 했고 흡연사실이 적발된 경우에만 반성문을 받거나 체력증진을 위한 운동장 뛰기 등 체력단련을 시킨 사실이 있다고 주장했지만, 수사결과 체벌행위가 1년 2개월간 60여 차례에 걸쳐 행해진 사실이 확인됐다.
검찰은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지자체와 교육계, 여성계, 시민단체 등의 인사로 구성된 검찰시민위원회에 사건을 넘긴 결과 ‘아동복지법 위반죄 기소’ ‘구속영장 재청구 불요’ 의견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이런 체벌은 아동복지법상 아동에 대한 신체적·정서적 학대행위에 해당하고 학생지도 명목의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있는 정당행위로 볼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한편 경찰은 지난 11월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주거가 일정하고 도주 우려도 없는데다, 방어권 보장이 필요하다’며 기각했고 검찰은 이후 피의자와 유족, 목격자 학생 등을 상대로 보완조사를 벌였다. 이 사건은 경찰이 현직 교사에게 아동복지법상 가혹행위를 적용해 구속영장까지 신청한 첫 사례여서 주목을 받았었다.
박은성기자 esp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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