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갈등은 다 사람의 일심(一心) 중에 있음을 늘 생각해야 합니다.”
대한불교 조계종 종정(宗正) 진제 스님이 ‘광복 70년, 한반도 통일과 세계평화를 위한 기원대회’를 나흘 앞둔 11일 부산 해운대구 우동 해운정사 금장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화두를 챙기는 삶을 강조했다.
종정은 종통을 승계하는 종단의 가장 큰 어른으로 정신적 지도자이자 불법의 상징이다. 조계종은 15~18일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20개국 고승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간화선(화두를 근거로 수행하는 참선법)을 통해 세계평화를 기원하는 대회를 연다.
진제 스님은 “간화선이 한국에 들어온 지가 800년 역사”라며 “오늘날까지 면면히 내려오는 이런 정신 문화를 통해 모든 국민이 생활 속에서 ‘무엇이 참 나인가’ 오매불망 의심하고 참선하고 화두를 챙겨야 마음 가운데 갈등이 없어지고 가족과 이웃 지간에 성낼 일이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 정치에서 여야가 마치 원수를 만난 것같이 하나도 뜻을 같이 하지 못하고 있다”며 “여야가 둘이 아니며 너와 내가 둘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지 못한 까닭”이라고 지적했다.
또 “세월호 같은 불상사도 다 봉투를 주고 받으며 잘못된 일도 일사천리로 통과시키는 부정이 벌어진 탓에 따른 희생”이라며 “이런 부조리를 척결하고 인간미가 넘치는 생활을 추구하기 위해 늘 마음의 수행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진제 스님은 “참선은 천리 만리 밖에서 내 마음의 주인공을 찾는 것이 아니라, 이미 갖추고도 보지 못하고 알지 못하는 내 마음 속 주인공을 바라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님은 2011년 미국 뉴욕을 방문해 수천 명 앞에서 법회를 연 일을 언급하며 “선진국의 국민들이 참선하고 동양의 정신문화를 깊이 받아들여 배우려 하고 있다”며 “특히 이번 무차대회를 계기로 세계인이 한국의 간화선 전통을 배우고 이를 통해 전쟁과 폭력을 줄여 인류사회가 성장하는데 기여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가만히 생각해 보십시오. 옛 부처가 나기 전에 우주 주인이 누구인고. 고요하고 고요해서 그 당처(바탕)는 항시 편안함이로다. 대천 세계가 한집이요. 만유 모든 사람이나 축생이나 곤충이나 있는 것이나 없는 것이나 다 한 몸이더라. 모든 분들이 고요 속에 참선의 낙을 누리시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글ㆍ사진 부산=김혜영기자 sh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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