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본점 영플라자서 열려
"불황 맞물려 젊은 층 반응 좋아"
9일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의 영플라자 7층 야외 하늘정원에 ‘벼룩시장’이 열렸다. 하지만 벼룩시장이라고 우습게 보면 안 된다. 한 두 번 사용한 명품들이 싼 값에 쏟아져 나오면서 이날 오후 내내 사람들로 붐볐다.
서울 홍익대, 이태원, 가로수길 등에서 주로 열리는 벼룩시장이 최근 젊은이들의 쇼핑 문화로 자리 잡으면서 이를 도입한 백화점들도 인기를 끌고 있다. 백화점 중에 가장 먼저 벼룩시장을 도입한 곳은 롯데백화점이다. 2013년부터 시작한 롯데백화점은 올해도 회원 수 약 35만 명의 온라인 패션 커뮤니티 ‘패밀리 세일’과 연계해 130명의 판매자들을 모집했다.
이날 벼룩시장에는 판매자들이 수 십 만원 주고 구입했지만 크기가 맞지 않는 의류, 신발은 물론이고 선물용으로 대량 구입한 색안경, 한 두 번 들었다가 싫증 나서 내놓은 가방 등 명품들이 구입가 대비 60~70% 싼 가격에 쏟아져 나왔다. 그만큼 알뜰하고 합리적 소비를 추구하는 사람들에게는 백화점 세일보다 유용하다. 대학생 손경진(25)씨는 “반값도 되지 않는 가격에 평소 갖고 싶던 명품을 살 수 있어 백화점 벼룩시장을 자주 찾는 편”이라고 말했다.
판매자들도 방치했던 물건을 다시 팔아 수익을 낼 수 있어 반기는 분위기다. 이날 벼룩시장에 참가해 1시간 만에 화장품, 아기용품 등 갖고 나온 물건 100여점 중 80개를 판매한 주부 이혜진(38)씨는 “꼭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모처럼 아이들과 야외에 나와 함께 물건을 파는 재미가 쏠쏠하다”며 웃었다.
롯데백화점은 소비자와 판매자 모두 반응이 좋아 벼룩시장 행사를 꾸준히 이어나가기로 했다. 전석진 롯데백화점 문화마케팅 팀장은 “최근 경기 불황과 맞물려 벼룩시장이 젊은이들의 소비 문화로 재조명 받는다”며 “젊은 소비자들을 잡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아름기자 archo1206@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