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시내 면세점 선정(7월)을 앞두고 '유통 공룡'들의 투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면세점 투쟁 1라운드는 업계를 놀라게 한 호텔신라-아이파크몰의 어깨동무, 2라운드는 이전까지 '존재감 제로'였던 한화갤러리아의 기습, '63빌딩 면세점 부지 선정'이었다. 최근에는 현대-한화-신세계의 치열한 홍보 투쟁이 두드러진다. 면세점 사업에 유통 공룡들이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은 유통의 성장 동력으로 면세점만한 돌파구가 없기 때문이다. 당연히 이들의 투쟁은 더욱더 강력해지고 치밀해지고 있다.
최근 면세점 투쟁 분위기는 '뜨거운 얼음'이다. 뜨거운 곳이 있는가 하면 냉정한 쪽도 있다.
냉정한 쪽은 롯데와 호텔신라다. 올 초 업계는 롯데·호텔신라가 시내 면세점 추가 허가에 관심이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두 곳 모두 이미 시내 면세점이 있고 과점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호텔신라가 현대아이파크와의 합작으로 돌파구를 열었다. 이후 롯데는 적극적인 참여에 나섰다. 관계자들은 호텔신라를 견제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호텔신라-현대아이파크는 면세점 사업에서 경쟁자들에 한발 이상 앞선 것으로 자평하며 표정 관리를 하고 있다. 뜨거운 쪽은 현대-한화-신세계, 3사다. 이들은 치열한 홍보전으로 분위기 몰이에 나서고 있다. 현대 '럭셔리', 한화 '최초', 신세계는 '100억'으로 면세점 홍보전쟁에서 맞불을 놓고 있다. 각 사 고위층들 또한 사활·승부·죽음 등의 절박한 단어로 최전선 실무자들을 독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대백화점, 초호화 시계전으로 세 과시
현대백화점은 4억7,000만원에 이르는 명품 시계 등 총 500억원에 상당하는 최고급 시계전을 최근 개최했다. 압구정본점과 무역센터점은 18일까지 명품시계를 전시·판매하는 ‘럭셔리 워치 페어’를 열고 있다. 압구정본점에는 ‘바쉐론 콘스탄틴’, ‘브레게’, ‘로저 드뷔’, ‘파네라이’ 등 14개 브랜드가, 무역센터점에는 ‘오데마 피게’, ‘예거 르쿨트르’, ‘피아제’, ‘블랑팡’ 13개 브랜드가 참여한다. 글로벌 최고 레벨 시계를 대부분 모은 것이다. 올해 1월과 3월 스위스에서 열린 국제고급시계박람회(SIHH)인 ‘바젤월드’에 출품된 시계 등 총 400여 점을 볼 수 있다. 면세점도 명품관처럼 럭셔리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초고가 상품으로 상위 0.01%를 움직이는 전술을 펼치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의 럭셔리 이미지는 충분히 통했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또 현대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과시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은 무역센터점에 면세점을 열 계획이다.
▲한화갤러리아, 면세점 사업 '최초' 홍보
한화갤러리아는 자신들의 뛰어난 업적으로 시장에 어필하고 있다. 제주국제공항에서 한화갤러리아가 운영하는 면세점 '갤러리아 듀티프리'가 지난 2014년 4월 매장 오픈 이후 첫해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 국내 면세사업자 중 최단 기간 흑자 달성이다. 이전까지 진입 첫 해 수익을 실현한 기업이 없다. 면세점 업계에서는 '전무'한 영역이다. 갤러리아는 탁월한 관리ㆍ운영능력과 안정적인 운영 역량을 증명했다고 자평하고 있다. 특히 '시내 면세점 특허심사 평가 기준'에서 관리능력이 평가 총점인 1,000점 만점에 250점을 차지한다는 점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또 제주 면세점의 매장 면적비 국내 브랜드 비중이 54.1%라는 점도 어필하고 있다. '상생'은 최근 정부와 대기업이 크게 신경쓰고 있는 분야라 긍정적인 측면이다. 한화측은 자신들의 홍보 성과에 대단히 만족하고 있는 분위기다. 이번 홍보전에서만큼은 한화가 한 발 앞섰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신세계, 매출 '100억' 알려
신세계는 명동 인근에서 면세점을 추가로 열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싶어한다. 그리고 지난 노동절 연휴 기간 매출은 신세계의 홍보 전략은 딱 맞아 떨어졌다.
중국 노동절 연휴기간(4월 24일~5월 3일) 한국을 찾은 유커는 10만 여명이다. 신세계 백화점의 경우 이번 연휴 기간 중국인 매출이 100억원에 달했다. 전년 동기 대비 42.3%나 신장한 수치다. 수도권 대형점포 월 평균 매출이 약 700억원 정도인 것과 비교하면 약 15%에 해당하는 거대한 규모다. 통계에 바로 잡히지 않는 현금 사용액까지 더하면 실제 매출액은 훨씬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세계는 면세점 사업을 신세계 본점에서 열 가능성이 높다.
채준기자 dooria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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