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천문학자 칼 세이건(1934~1996년)의 ‘태양광 돛단배’ 구상이 40년 만에 현실화 된다. 세이건은 1980년대 방영된 TV프로그램 ‘코스모스’를 통해 전 세계에 우주의 신비를 전하고, 천문학 진흥과 대중화를 위해 비영리단체 ‘행성협회’를 창립한 인물이다.
행성협회는 8일 소형 우주비행체 ‘라이트 세일’(Light Sail)의 시험 비행을 계획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세이건은 1976년 빛이 운동량 에너지를 지니고 있다는 데 착안, 전기 절연 재료인 ‘마일라’로 태양광 돛을 만들어 우주선에 부착하고 이 돛이 빛을 받아 선체를 추진시키도록 한다는 구상을 내놓은 바 있다.
앞서 행성협회는 2005년 이 구상을 접목한 ‘코스모스 1’를 띄우려고 했으나 로켓 발사 실패로 무산됐다. 이후 2010년 9월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가 14m 너비의 돛을 가진 ‘이카로스’를 우주로 띄워 2010년 12월 금성 근처 8만800㎞까지 접근시키는 1차 미션을 성공시킨 게 가장 최근의 성과다.
행성협회는 우선 이달 내 ‘애틀러스V501’ 로켓에 라이트 세일을 실어 대기권 상층부에서 기기 작동을 실험할 계획이다. 라이트 세일은 한 변의 길이가 약 10㎝인 정육면체꼴의 초소형 위성을 세 개 겹쳐 놓은 형태로, 여기에 붙은 4개의 삼각형 돛이 추진력을 만들어 낸다.
행성협회는 이어 2016년 실제 우주공간 탐사가 가능한 소형 인공위성 ‘프록스-1’에 라이트 세일을 부착해 로켓에 실어 발사한다. 프록스-1은 라이트 세일을 우주 공간에 푸는 순간을 사진으로 포착해 대중에 공개할 예정이다.
신지후기자 h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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