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부업 계열 저축은행들의 자산이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 대출 영업 덕을 톡톡히 본 것으로 보인다.
10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대부업계 저축은행인 OK저축은행과 웰컴저축은행은 2014년 말 기준 총 자산이 각각 1조1,132억원, 7,417억원이었다.
1년 전인 2013년 말 OK저축은행의 인수 전 기업인 예주저축은행(4,652억원)과 웰컴저축은행 인수 전 예신저축은행(5,417억원) 총자산에서 대폭 늘어난 것이다.
전체 저축은행 업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OK저축은행이 1년 사이에 1.2%에서 2.9%로, 웰컴저축은행은 1.4%에서 2.0%로 각각 올랐다.
물론 이들 저축은행의 총자산이 늘어난 것은 인수·합병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라는 설명도 있다.
OK저축은행은 대부업체인 러시앤캐시가 지난해 7월 예주·예나래 저축은행을 인수해 출범시킨 회사다. 웰컴은 지난해 5월 대부업체인 웰컴크레디라인에 해솔·예신 저축은행을 인수해 사명을 바꾼 회사다.
그러나 대출영업을 확대하면서 총자산이 불어난 측면도 있다. 대부업계 저축은행은 지난해 대출 영업, 특히 개인을 상대로 한 대출 영업에 주력했다. 이들 은행의 대출 자산은 급격히 상승했다.
OK저축은행은 2014년 말 기준으로 대출채권이 8,775억5,727만1,000원이었다. 저축은행 인수 직전인 2014년 6월 말(1,114억5,185만4,000원)보다 8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이 가운데 개인대출은 지난해 하반기 5,678억4,103만2,000원으로 상반기(58억1,325만2,000원)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늘었다.
웰컴저축은행도 사정은 비슷했다. 웰컴저축은행의 대출채권 자산은 2014년 말 5,528억원으로 저축은행을 인수한 직후인 상반기(3,218억원)보다 늘었다. 가계 자금대출은 2014년 하반기 3,957억원으로 전체 대출금에서 67.78%를 차지했다. 인수 직후인 2014년 상반기 2,057억원(59.88%)에서 역시 증가했다.
문제는 금리 수준도 높았다는 것이다. 지난해 10∼12월 OK저축은행과 웰컴저축은행의 가계신용 대출(신규취급액 기준) 중 연 25∼30% 금리가 적용된 대출의 비중은 각각 99.0%, 98.1%였다. 대부업체 법정 상한금리인 34.9%보다는 낮지만 대부업계열 저축은행도 상한금리인 29.9% 내에서 고금리 대출영업을 했다는 뜻이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대출영업을 확대한 면도 있지만 저축은행을 인수할 때 금융당국과 대부업체 쪽 대부자산을 5년간 40% 이내로 줄이겠다고 약속했고 이에 따라 계열 대부회사의 대출을 저축은행 대출로 전환한 것"이라며 "이들 고객에게는 39%에서 29.9%로 최대 약 10% 금리 인하 효과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또 웰컴저축은행 관계자는 "웰컴론은 그간 소매 금융을 중심으로 영업했고 그 노하우를 지금도 쓰다 보니 대출 영업에 중점을 둘 수밖에 없다"며 "대출 금리는 예금보험공사에 내는 보험료가 많고 저신용·저소득층 상대로 대출을 해주다 보니 위험 프리미엄도 높은 탓"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금융국장은 "대부업체가 저축은행을 인수하면 예금 수신이 생겨 자금 조달 금리가 낮아지는데도 그 혜택을 소비자들이 받지 못하고 있다"며 "대부업계 저축은행의 대출금리를 인하할 여력은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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