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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독과 미술작가의 경계 넘나드는 임흥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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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독과 미술작가의 경계 넘나드는 임흥순

입력
2015.05.09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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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독과 미술작가의 경계 넘나드는 임흥순

제56회 '베니스 비엔날레' 미술전의 국제전(본전시)에서 은사자상을 받은 임흥순에게는 영화감독, 비주얼 아티스트, 설치미술 작가 등 여러 호칭이 동시에 붙는다.

다큐멘터리 영화 '비념'이 정식으로 극장 개봉했고 '위로공단'이 서울독립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 등에 초청되거나 수상했으므로 그는 영화감독이다.

동시에 그는 대학에서 회화를 전공한 이후 국내외 유수의 미술관과 비엔날레에서 활발히 작품을 전시해 온 미술 작가다.

1969년생인 임흥순은 이탈리아에서 희소식을 전해온 바로 다음날인 오는 10일 46번째 생일을 맞는다.

경원대 회화과에서 학사·석사 학위를 받은 그는 사진과 영상을 캔버스로 삼아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예술적 언어로 써내려가며 미술과 영화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품 세계를 펼쳐 왔다.

'위로공단' 역시 실존 인물들의 인터뷰와 실험적 이미지를 오가며 인물들의 과거와 현재, 내면과 풍경을 추적한다는 점에서 영화와 미술간 융합의 결과물이라 할 만하다.

올해 베니스 비엔날레가 여러 문화예술 분야의 융합에 주목하고 있다는 점에서 보면 '위로공단'의 수상 이유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영화와 미술의 융합이라는 형식적 특성 외에 가족과 이웃에 관한 이야기를 묵직한 '현재 진행형' 이야기로 공적 사회화한다는 내용적 측면에서도 임흥순의 세계는 주목받는다.

그는 버려지거나 지워진 개인사를 사진, 영상, 설치로 시각화해 세상에 드러냄으로써 사람과 사회, 역사를 이야기한다.

개인 이주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내사랑 지하'(2001)부터 등촌동 임대아파트에서 작업한 '꿈이 아니다'(2011)까지 영상 작품들이 대부분 이런 작업을 담고 있다.

'위로공단'은 과거 한국의 구로공단과 현재 캄보디아의 봉제노동자의 시위를 오가며 일하는 여성들의 보편적 이야기를 들려준다.

역시 장편 다큐멘터리 영화인 '비념'도 한 할머니의 가족사를 출발점으로 1948년의 제주 4·3사건과 현시대의 제주 강정마을 문제를 함께 엮어냄으로써 제주의 통한의 역사를 그린다.

임흥순의 작품 세계는 국내에만 멈춰 있지 않다.

올해 샤르자 비엔날레에서 선보인 단체전시회 '리인카네이션(Reincarnation)'은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을 비롯한 중동의 모습과 한국인 여성의 모습을 통해 삶과 죽음, 한국과 아시아의 역사를 그려낸다.

또한 그는 지난해에는 서울 아르코 미술관에서 열린 '역병의 해 일지'라는 제목의 국제교류전에 참여했다.

이 전시는 2003년 사스(SARS) 사태와 대중스타 장국영의 죽음에 착안해 이질적인 문화의 충돌과 대립, 그로 인해 발생하는 공포, 나아가 제국주의적 유린과 배척, 이를 통한 타자화의 문제 등을 다뤘다.

지난 3일부터 오는 8월 24일까지 한국의 현대화와 세계화를 다룬 영상 작품을 뉴욕 현대미술관(MoMA) PS1에서 선보인다.

그가 참여한 전시로는 올해 베니스 비엔날레와 샤르자 비엔날레 외에 작년 국립로마현대미술관(MAXXI) '미래는 지금이다(Future is now)', 2013년 일민미술관 '애니미즘(Animism)' 등이 있다.

그 예술성을 인정받아 수상 이력은 화려하다.

2005년에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올해의 예술상' 독립예술 부문 우수상을 받았다.

2012년 시네마디지털서울에서 버터플라이상을 수상했으며 작년에는 성곡미술관 '내일의 작가상', 인천 다큐멘터리 포트 '베스트러프컷', 서울독립영화제 심사위원특별언급상을 받았으며 그리고 이번에 한국 작가로는 처음으로 베니스 비엔날레 미술전에서 은사자상을 받는 영예를 안았다.

연합뉴스

제56회 '베니스 비엔날레' 미술전의 국제전(본전시)에 참여한 한국의 임흥순이 국내 작가로는 처음으로 '은사자상'을 받았다. 연합뉴스
제56회 '베니스 비엔날레' 미술전의 국제전(본전시)에 참여한 한국의 임흥순이 국내 작가로는 처음으로 '은사자상'을 받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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