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 김광현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생각을 바꾸자 더 완벽해졌다. SK 김광현(27)이 부담감을 덜어내고, 더욱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김광현은 올 시즌 예사롭지 않은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다. 7번의 등판에서 5승(1패)을 거두며 평균자책점 3.19를 기록했다. 지난 8일 삼성전에서는 7이닝 동안 단 3피안타만 허용하며 7탈삼진 무실점으로 압도적인 투구를 보여줬다. 삼성 타자들은 김광현의 호투에 막혀 7회까지 2루를 한 번도 밟지 못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김광현은 "공격적인 피칭을 한 게 좋은 결과로 연결된 것 같다"며 미소 지었다.
의미가 큰 승리였다. SK와 팀 평균자책점 1·2위를 다투며 선두를 달리고 있는 삼성과의 팽팽한 투수전에서 마운드의 우위를 확인시켰다. 김광현은 "삼성이 1위를 하고 있는 만큼 이번 3연전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시작이 잘 풀린 것 같아 더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시즌 초반부터 상승세를 꾸준히 타고 간다는 점이 눈에 띈다. 그는 "예전에는 한 번 이기면 한 번 지는 패턴이 반복됐는데 올해는 페이스가 정말 좋은 것 같다"며 웃었다. 김광현은 시즌 첫 등판이었던 4월1일 KIA전(5⅔이닝 3실점)에서 패한 뒤 5연승을 거두고 있다. 최근 3경기에서는 모두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올렸다. 김광현은 "컨디션이 좋기도 하지만 작년에 비해 컨트롤이 잘 되고, 볼넷이 줄어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비결은 마음의 차이에 있었다. 그는 "생각이 변했다"고 했다. "작년까진 안타를 맞는 걸 두려워 했다. 타자들이 칠 까봐 불안해했다. 하지만 올해는 '쳐라'는 생각으로 던진다. 맞으면, 다음에 더 잘 던지면 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광현은 오랜 시간 팀의 에이스로서 마운드를 책임졌다. 자신을 향한 주변의 기대가 얼마만큼 인지 모를 리 없다. 그는 "꼭 이겨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강박관념이 있었던 것 같다. 선제점을 주면 분위기가 넘어가고, 질 확률이 더 커지기 때문에 항상 점수를 주면 안 된다는 생각만 했다. 내가 나가면 꼭 이겨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그런 생각이 더 강했다"고 털어놨다. 연패는 끊어주고, 연승은 이어가야 하는, 그러기 위해선 반드시 승리를 해야 하는 에이스가 느끼는 책임감이었다. 하지만 그러다 보니 맞지 않기 위해 어렵게 승부하다 무너지는 경우도 피할 수 없었다. 김광현은 "올해는 생각을 좀 바꿨다. 6이닝 3실점 정도를 생각하고 던진다. (실점하면 안 된다는) 부담감이 적어지면서 더 좋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두려움이 없는 그의 피칭에 타자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중이다.
에이스를 지켜주는 든든한 야수들도 있다. 그는 "내 뒤엔 7명의 야수들이 있지 않나. 만화 같은 얘기처럼 들릴 수도 있지 않나. 하지만 정말 그렇다. 우리 야수들을 믿고 던지는 거다"고 강조했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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