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정 자유민주당 합치면 과반의석
EU탈퇴 국민투표 실시 여부 급부상
파운드-유로 환율 전날보다 2.4% ↑
SNP, 노동당 텃밭 스코틀랜드서
59석 중 56석 싹쓸이하며 돌풍
분리독립 주민투표 재추진 가능성
7일(현지시간) 치러진 영국 총선에서 집권 보수당이 ‘초박빙’ 전망을 뒤집고 과반 의석을 확보, 야당인 노동당에 완승을 거뒀다. 이에 따라 유럽연합(EU)탈퇴 국민 투표,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등 현안들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영국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보수당은 전체 의석 650석 중 과반을 넘긴 331석을 차지해 제1당을 유지했다. 현 의석(303석) 보다 무려 28석을 늘린 것이다. 이에 따라 자유민주당(8석)과 연립정부를 유지하지 않더라도 재집권이 가능해졌다.
반면, 노동당은 기대에 한참 못 미친 232석으로 제2당에 머물렀다. 특히 선거 기간 동안 노동당과 연정을 요구했던 스코틀랜드독립당(SNP)이 노동당 텃밭이던 스코틀랜드 지역 59석 중 56석을 싹쓸이하면서 돌풍을 일으켰다.
“보수 결집과 스코틀랜드의 변심 때문”
초박빙 전망을 뒤집고 보수당이 완승을 거둔 것은 보수층의 결집과 ‘스코틀랜드의 변심’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재정적자 축소’를 내세운 보수당과 ‘부자 증세, 서민 감세’를 주장한 노동당이 팽팽히 맞서자 보수층이 대결집 했다는 설명이다. 선거 막판 캐머런 총리가 “5년간 증세를 하지 않겠다”고 승부수를 던진 것도 주효했다.
또 노동당의 텃밭이었던 스코틀랜드가 분리독립 바람을 타고 SNP에 몰표를 던진 것도 변수로 작용했다. 그 동안 SNP의 최고 성적은 1974년 총선에서의 11석이다.
보수당을 이끌고 있는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이날 “오늘은 보수당에게 ‘강력한 밤’이 됐다”며 “조만간 정부를 구성해 모든 이들을 위한 정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드 밀리밴드 노동당 당수는 패배를 인정하면서 “스코틀랜드에서 발생한 현상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EU 탈퇴ㆍ스코틀랜드 분리 탄력
보수당이 승리함에 따라 유럽연합(EU) 탈퇴를 묻는 국민투표 실시 여부가 뜨거운 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캐머런 총리가 “2017년까지 국민투표를 실시할 것”이라고 공약한 데 이어, 이번에 보수당이 승리하면서 ‘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EU탈퇴)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보수당의 완승 소식이 전해지자 유로화 대비 파운드화 가치는 1유로당 0.723파운드로 전날 보다 2.4% 급등했다. 이 같은 상승폭은 2009년1월 이후 6년5개월 만에 최대다. 달러 대비 파운드화 가치도 1파운드 당 1.547파운드로 전날보다 1.65% 상승했다. 반면 달러 대비 유로화 가치는 1.12달러로 1.172%하락했다. 브렉시트 가능성이 환율에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세계 각국도 국제 금융시장 충격 가능성, 국내 총생산(GDP) 감소 가능성 등 각자 셈법이 분주하다.
또 SNP가 기존 6석에서 무려 56석을 차지하는 돌풍을 일으키면서 지난 9월 한 차례 무산됐던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주민투표 재추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주민투표에서는 반대 55%, 찬성 44%로 분리독립이 성사되지 않았다.
한편 이번 총선에서는 348년 만에 최연소 하원의원이 탄생해 눈길을 끌고 있다. 올해 20세 여대생인 SNP 소속 마리 블랙이 그 주인공이다. 블랙은 스코틀랜드 남부 페이즐리-렌프레셔 지역에서 당선됐는데 1667년 당선된 13살 크리스토커 먼크 이후 최연소 하원 의원으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특히 상대후보인 더글러스 알렉산더(47)는 1997년 이후 줄곧 지역을 대표해 온 현역 의원이었기에 의미를 더했다.
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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