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액면분할 상장 첫날
거래대금 4,180억 압도적 1위
주가는 조정 폭 반영 약세로 마감
황제의 귀환에 시장이 들썩였다. 400만원에 육박하던 주가를 10분의 1로 다이어트한 아모레퍼시픽은 다시 상장한 첫날인 8일 개인투자자들이 몰려들면서 단숨에 거래대금 1위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다만 보름 넘게 쉬었던 터라 주가는 그간의 조정 폭을 반영하듯 약세로 마무리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아모레퍼시픽은 액면분할 후 기준가 38만8,500원보다 1만2,000원(3.09%) 내린 37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38만6,000원에 장을 시작한 주가는 한때 39만1,500원까지 오르며 반등을 시도했지만 투자자들의 손 바뀜이 늘면서 4% 가까이 빠지는 등 급락 쪽으로 기울었다.
아모레퍼시픽은 주당 액면가를 5,000원에서 500원으로 분할해 이날 재상장했다. 액면분할 전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달 21일 종가는 388만4,000원이었다. 함께 액면분할을 한 아모레G도 이날 기준가 16만3,000원보다 9,000원(5.52%) 내린 15만4,000원에 마감했다.
주가는 약세였지만 시장의 관심은 뜨거웠다. 거래대금은 4,180억원을 기록하며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2,545억원)를 가볍게 따돌리고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거래량은 110만주로 액면분할 전보다 20배 가량 늘었다. 아모레퍼시픽의 시가총액은 220조원으로 포스코(227조원)에 이어 7위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증시 조정과 액면분할 후 거래정지로 인한 대피 효과 해소를 이날 아모레퍼시픽의 약세 원인으로 꼽는다. 실제 아모레퍼시픽의 액면분할 전 코스피지수는 2,140선이었지만 이날은 2,080선으로 10거래일간 60포인트 가까이 빠졌다. 같은 기간 LG생활건강 등 화장품 종목들도 주가가 10% 가량 빠졌다.
한국희 NH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최근 주가가 조정된 화장품 종목들과의 키 맞추기로 주가가 떨어진 것”이라며 “유동주식 수 증가, 신규 투자자 유입 등으로 상승 가능성은 있지만 주가수익비율(PER)이 41배에 달하는 등 실적대비 주가가 너무 높은 게 부담”이라고 말했다. 반면 교보증권은 “다음주 1분기 실적이 발표되면 주가가 다시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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