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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최고 결정은 남편과 결혼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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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최고 결정은 남편과 결혼한 것"

입력
2015.05.0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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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 절반 나눈 동등한 파트너

남편 사고로 숨지자 재조명 받아

셰릴 샌드버그(왼쪽)와 데이비드 골드버그 부부. 샌프란시스코=AP연합뉴스
셰릴 샌드버그(왼쪽)와 데이비드 골드버그 부부. 샌프란시스코=AP연합뉴스

“내 인생 최고의 결정은 남편과 결혼한 것. 이렇게 떠날 거란 사실을 미리 알았더라도 그와 결혼했을 겁니다.”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 셰릴 샌드버그(45)가 지난 1일 사고로 남편 데이비드 골드버그를 잃은 후 쓴 추도 메시지에서 이렇게 말했다. 러닝머신에서 운동 중 일어난 이번 사고 이후 골드버그가 샌드버그의 사회생활을 적극 지지ㆍ지원한 이야기 등 이 부부의 생활이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느닷없는 남편의 죽음으로 결혼생활은 11년 만에 마감했지만 이 가정은 여성의 사회활동과 부부 역할 분담의 모델 같은 가정이라는 평가가 적지 않다.

미국 여성잡지 ‘글래머’는 지난 7일 인터넷판에 ‘모든 여성들, 그리고 남성들이 셰릴 샌드버그의 결혼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골드버그는 그의 아내뿐 아니라 모든 여성, 그리고 그들의 경력을 가치 있고 소중하게 여기는 페미니스트”였고 “여성 고용문제에도 항상 관심을 가졌다”고 소개했다.

샌드버그는 실리콘밸리의 ‘유리 천장’을 깬 대표적 여성리더다. 하버드대학ㆍ대학원을 최우등으로 졸업했고 경영 컨설팅업체 맥킨지 컨설턴트를 시작으로 미국 재무부 수석보좌관, 구글 글로벌 온라인경영 부사장 등을 거쳐 2008년 페이스북에 합류했다. 합류 이후 그는 페이스북을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로 발돋움하는데 기여했다는 평을 얻어 대내외에서 입지를 다져왔다. 여성으로서, 아내로서, 두 아이의 엄마로서 샌드버그가 이런 활약을 한 데는 남편 골드버그의 역할도 적지 않았다.

골드버그는 온라인 설문조사업체 서베이몽키의 최고경영자(CEO)로 샌드버그와는 하버드대 동문이다. 샌드버그는 2013년 낸 자전적 에세이 ‘린 인(Lean In)’에서 자신의 성공 배경으로 남편의 전폭적 지지를 꼽았고, 이러한 지지야말로 여성의 성공여부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성 직장인으로서의 경험과 조언을 담은 이 책에서 샌드버그는 자신의 남편을 “진정한 파트너”라고 말하며 애정을 표시했다.

샌드버그는 책에서 여성들을 향해 다양한 유형의 남성들과 데이트하라고 권하면서 하지만 결혼은 자신의 남편 골드버그 같은 사람과 하라고 했다. “인생의 동반자를 찾을 때 여성들에게 하는 나의 충고는 나쁜 남자, 쿨한 남자, 책임 공포증이 있는 남자, 미친 남자 등 모든 성향의 남성과 데이트해보라는 거다. 그러나 그들과 결혼은 하지 마라. (결혼해서)정착해야 할 시기가 오면 동등한 파트너를 원하는 사람을 찾아라.”

샌드버그가 이처럼 남편을 ‘1등 신랑감’으로 여기기까지는 두 사람 모두의 노력이 필요했다. 양성평등을 외쳐온 샌드버그와 결혼한 골드버그는 항상 아내의 신념을 존중했다. 두 사람은 결혼하면서부터 집안일을 절반으로 나눴다. 각자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맡아 샌드버그는 냉장고에 음식을 채우고 자녀들의 활동을 계획하는 일, 골드버그는 청구서 정리 및 납부 등 재정적인 문제와 기술적인 일 등을 분담했다. 샌드버그는 책 출간 이후 언론 인터뷰에서 “역할을 반반으로 나눴지만 사실 남편의 희생이 더 컸다”고 말한 적도 있다.

지난 5일 장례를 치른 뒤 샌드버그가 발표한 추모 메시지에는 이런 대목도 있다. “데이브(남편의 애칭)는 제게 바위처럼 든든한 사람이었습니다. 제가 화가 나 있을 때면 옆에 묵묵히 있어 줬고 걱정할 때면 괜찮다고 말해줬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쩔쩔매면 해결책을 제시해 주기도 했죠. 11년간 그의 아내였고, 아이들의 부모였던 것은 제가 상상할 수 있는 것 이상의 행운이자 행복이었습니다. 우리가 함께 보낸 모든 순간에 감사합니다.”

김새미나 인턴기자 saemin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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