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업 외 분야 진출 제한한 법 개정
'원칙적 허용' 방식 상반기 시행
"수익성 악화 극복할 기회 왔다"
신사업 팀 구성, 사내 공모전 분주
삼성카드는 아파트 LED 교체 사업
삼성카드는 지난달 말부터 한달 간 ‘신사업’을 주제로 임직원 대상 아이디어 공모전을 진행 중이다. 아이디어가 채택되면 관련 사업을 진행하는 업무를 직접 담당할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진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포상금도 적지 않은 수준이라 직원들의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카드업계에 신사업 찾기 열기가 뜨겁다. 신용판매와 현금서비스, 카드론 같은 본업을 제외한 분야의 진출을 제한했던 족쇄가 곧 풀리기 때문이다. 신사업을 검토할 별도의 팀을 꾸리거나 사내 공모를 실시하는 등 카드업계 전체가 새로운 수익원 찾기에 발 벗고 나서는 모습이다.
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신용카드사의 부수업무 규정을 ‘원칙적 허용-제한적 금지’(네거티브화) 방식으로 바꾸는 내용의 여신전문금융업 감독규정 개정안을 7일 입법예고하고 규제개혁위 심사와 금융위 의결을 거쳐 올 상반기 중 시행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카드사들은 포지티브(열거주의) 방식으로 부대 업무 인가를 받아 통신판매, 여행업, 보험대리점 등 한정된 업무만 할 수 있었다.
카드업계는 이 같은 규정이 생긴 2005년 이후 10년간 부수업무 허용을 요청해왔다. 국내 카드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고 당국의 수수료 인하 압박이 심해지면서 수익성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10년 만에 ‘숙원’이 해결된 만큼 카드업계는 움직임도 분주하다. 삼성 롯데 하나 KB 등 대부분 카드사들은 사내 신사업 공모전을 진행 중이고 신한카드는 신사업 발굴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KB국민카드는 미래사업본부 산하에 신사업추진부를 확대 개편하기도 했다.
가시적인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삼성카드는 지난달 말 아파트관리회사와 손잡고 아파트 LED 교체사업에 뛰어들었다. 이 사업은 아파트단지에서 LED 설치를 카드로 결제하고 전기절감분으로 LED 설치 대금을 카드사에 분할 상환하는 방식이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이전부터 고민하던 분야였는데 부수업무 허용이 확정되면서 추진 속도가 빨라졌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아이템을 놓고 사업타당성 검토를 진행 중인 곳도 있다. BC카드의 관계자는 “공모를 통해 나온 아이템 중 몇 개를 검토하고 있는데 다른 카드사들이 따라 할 수 있어 보안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카드의 경우 그간 장점을 보여왔던 디자인 컨설팅이나 공연 기획 등의 분야를 우선 순위에 놓고 신사업 추진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여전히 보이지 않는 규제들이 많아 신사업 발굴이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된 분야는 진출이 제한되고 소비자 보호에 지장을 준다는 비판이 나올 것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 현대 롯데 등은 다른 계열사들과 사업이 겹치지 않는 것까지 따져봐야 한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카드사는 대부분 업종이 사실상 고객이기도 해서 ‘평판 리스크’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초기에는 앱을 활용하는 분야 등 비용 투자나 리스크가 덜한 사업들에 주로 뛰어들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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