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선 8강전 제3국
백 강동윤 9단 흑 이동훈 3단
장면 5 명인전 본선은 오전 10시 30분에 대국을 시작해 낮 12시부터 오후 1시까지 점심시간이다. 오전 대국이 끝나고 강동윤은 물론 바둑TV 관계자들까지 모두 식사하러 나갔지만 이동훈은 점심도 거른 채 대국실에 혼자 남아 열심히 바둑판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만큼 현재 형세가 좋지 않다는 뜻이다.
이동훈이 점심시간을 포함해 한 시간 이상 신중하게 생각한 뒤 선택한 오후 대국의 첫 수가 1이다. 얼핏 보기에 너무 소극적인 느낌이지만 평소 자신의 기풍대로 형세가 조금 불리해도 절대로 서두르지 않고 확실하게 실리를 챙기면서 차근차근 따라잡겠다는 뜻이다.
상대가 이렇게 침착하게 나오자 오히려 강동윤이 갑자기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2~6을 선수한 다음 8로 좌상귀를 막은 게 너무 한가했다. 지금은 이보다 참고1도 1, 3으로 하변을 삭감하는 게 더 급했다. 이어서 10도 약간 중복이다. 반대로 흑이 A로 두는 걸 방지한 것이지만 이렇게 될 바에야 애당초 6으로 참고2도처럼 두는 게 더 나았다. 백이 중요한 순간에 계속 느슨한 수를 두는 동안 흑이 9, 13으로 잇달아 요처를 차지해서 이제는 피차 만만치 않은 형세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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