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구금중인 인권 변호사를 석방하란 미국의 요구에 “미국은 자기 집안 일부터 잘 단속하라”고 발끈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7일 미 국무부가 전날 인권 변호사 푸즈창(浦志强) 구금 1년을 맞아 석방을 호소하는 성명을 낸 데 대한 입장을 묻자 “일부 미국인은 오지랖이 넓어 도처에서 세계의 보안관이나 법관 역할을 하려 하는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사실 최근 미국 국내 문제도 적지 않다는 것을 보게 된다”며 “미국은 먼저 자기 집안 일부터 잘 단속하는 데 힘을 집중하길 건의한다”고 말했다. 화 대변인은 이어 “중국은 법치국가이며 중국 사법기관은 법에 따라 일을 처리하고 있다”며 “우리는 미국이 이중 기준을 버리고 말과 행동을 신중을 기해 줄 것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미국은 중국의 사법주권과 내정에 간섭하는 걸 중지하라”고도 요구했다. 화 대변인이 언급한 미국의 ‘자기 집안일’은 최근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서 발생한 폭동 등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온건파 인권 운동가로 통하는 푸즈창 변호사는 지난해 5월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운동 25주년 기념 모임에 참석한 뒤 중국 당국에 의해 구금됐다. 베이징(北京)시 공안국은 이후 공식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공공질서 문란과 불법 개인정보 취득 등 혐의로 푸 변호사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제대로 된 재판조차 받지 못한 상태에서 1년 이상 구금돼 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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