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실장 통해 전화로 연가 통보
창원시 관사에도 없어 배경 주목
‘성완종 리스트’에 오른 홍준표 경남지사가 검찰 소환을 하루 앞둔 7일 돌연 휴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았다.
정장수 경남지사 비서실장은 이날 오전 도청 현관 앞에서 출근길 취재를 위해 홍 지사를 기다리던 취재진에게 “(홍 지사가) 오늘 하루 연가를 냈다”며 “오전 7시 30분쯤 직접 제게 휴가를 낸다고 전화를 했다”고 밝혔다. 정 실장은 홍 지사가 현재 어디에 있는지, 검찰 출석을 위해 언제 상경하는지, 휴가를 왜 냈는지 등의 질문에는 “모른다. 제가 말씀드릴 부분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홍 지사는 이날 오후 2시에 예정된 경남도의회 임시회 본회의에도 불참했다. 경남도청 공보관실은 이날 오전 문자메시지를 통해‘금일 지사님 연가로 도의회 임시회 본회의에 참석하지 않습니다’라고 밝혔다. 도청 공무원들은 홍 지사의 소재에 대해 일절 함구했다.
홍 지사는 창원시에 있는 관사에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오전 기자들이 관사를 찾아 초인종을 눌러 ‘홍 지사가 집에 있느냐’고 묻는 말에 관리인인 듯한 사람은 “오늘 아침에 안 계신다”고 답했다. 홍 지사는 이날 오후까지도 관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홍 지사는 지난 6일 오전에 집무실에서 결재를 했고 오후에는 별다른 일정 없이 지내다 일찍 퇴근했다고 도지사비서실 관계자는 전했다.
이에 따라 홍 지사는 6일 오후 상경한 뒤 7일 서울에서 검찰 조사를 받은 측근 및 변호인들을 만나 검찰소환에 대비한 것으로 추측된다.
홍 지사는 6일 도청 집무실에서 기자들에게 “검찰이 (돈 전달자로 지목되는) 유일한 증인인 윤모씨를 한달 동안 통제 관리하고 10여 차례 조사하면서 진술 조정을 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검찰 수사에 대해 불만을 쏟아내기도 했다.
한편 숨진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측으로부터 1억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는 홍 지사는 8일 오전 10시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창원=이동렬기자 d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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