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중 북한과 조건없는 대화 추진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이 무산된 가운데 한국이 미국, 중국과 함께 북한에 조건 없는 ‘탐색적 대화’를 촉구하고 나서 북한의 반응이 주목된다.
우리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7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전날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만난 것과 관련 “북한과 탐색적 대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데 한중 간 공감대를 다시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황 본부장은 4일에는 미국에서 미국측 6자회담 대표인 성 김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겸 동아시아ㆍ태평양담당 부차관보와도 만나 북한과의 탐색적 대화에 대해 집중 협의했다.
탐색적 대화란 정식 6자회담에 앞서 일단 북한과 조건 없이 만나 비핵화 진정성에 대해 확인하겠다는 구상으로, 북한을 제외한 5자간엔 공감대가 이뤄졌다. 황 본부장은 “탐색적 대화엔 어떤 조건도 없으며, 양자든 다자든 형식에도 구애 받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유명무실해진 6자 회담을 살리기 위해선 일단 북한과 대화의 문부터 열어야 한다는 고민이 반영된 결과다. 북한은 그 동안 6자회담 재개와 관련, 조건이 붙어선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 정부 고위 당국자도 “날로 악화하고 있는 북한 핵 상황의 시급성과 심각성에 대해 미ㆍ중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며 “협상의 문을 빨리 열어 북한의 핵 활동을 중단시키는 게 최우선적인 단기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북한은 일단 부정적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최근 김 제1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이 무산된 데다가 북ㆍ중간 관계도 계속 악화하고 있는 만큼 북한으로서도 ‘조건 없는 탐색적 대화’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 당국자는 “조건도 없고 중국도 원하는 것인데 북한이 여기에도 안 나온다는 건 곤란하다고 본다”며 “김 제1위원장이 러시아로 가는 것도 불발된 만큼 북한도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치ㆍ경제적으로 의지할 수 밖에 없는 중국과 관계가 틀어져 있는 것도 북한 지도자에겐 숙제일 것”이라며 “앞으로 수개월이 중요하며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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