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축구리그 중 하나인 프리미어리그는 현대 축구의 살아있는 대명사다. 최고의 선수들이 펼치는 화려한 플레이, 열광적인 관중, 전세계 실시간 중계로 대표되는 프리미어리그는 매년 이적하는 선수 몸값만 1조3,000억원, 연간 중계권료는 약 8조7,000억 원에 이른다. 그 자체로 세계에서 가장 큰 축구시장인 프리미어리그는 막대한 자본과 마케팅을 통해 스포츠과학, 의료 등 관련 산업의 동반 성장도 견인하면서 일자리 창출 등 그 경제적 파급효과가 대단해 ‘또 하나의 영국경제’라 일컬어진다. 영국이 세계 최고의 축구 강국 중 하나로 손꼽히는 것도 바로 프리미어리그를 보유한 덕분이다.
이처럼 특정 분야가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먼저 자국 내 생태계가 탄탄하게 조성되어야 하는데, 정보보호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특히 만물이 모바일과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초연결사회가 도래하면서 편리함과 신속함만큼이나 보안에 대한 위협 또한 커지고 있는 실정으로, 국민의 개인정보와 자산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촘촘하고 철저한 정보보호산업 기반이 조성되어야 한다.
특히 최근에는 중동, 아프리카, 중남미 등 해외에서 우리나라의 사이버보안 역량을 높이 평가하면서 적극적인 협력을 요청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 최고의 기술과 상품, 우수한 인력을 보유한 가운데 크고 작은 사이버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해 온 우리로서는 정보보호산업의 해외시장 개척 기회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이에 발맞춰 정부는 정보보호 산업과 생태계를 전략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지난 4월 ‘K-ICT 시큐리티 발전 전략’을 수립했다. 이번 전략은 국민 생활과 산업 전반에 걸쳐 정보보호가 기본이 되고, 정보보호산업을 창조경제의 블루오션으로 육성하는 패러다임의 일대 전환을 추진하는 데 그 방향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먼저 가격 중심에서 성능 중심으로 시장을 유도하고, 관련 제품과 서비스의 가치가 정당하게 평가 받는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또한 기업이 정보보호를 비용이 아닌 투자로 인식하고 적극적인 실행에 나설 수 있도록 조세 감면, 조달 참여 우대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마련하고자 한다. 아울러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등 신규 ICT 서비스 확대에 따른 보안 위협에 철저히 대비하는 한편, 연구개발을 강화하여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10개 분야 세계 일류 정보보호 기술 및 제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특히 주니어 화이트해커를 대상으로 정보보호 특성화대학 진학, 정보보호 특기병 선발 등 젊은 인재들이 진학이나 경력에 대한 걱정 없이 최고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는 인력양성 시스템도 마련할 것이다.
이를 통해 정부는 2019년까지 정보보호시장 규모를 현재의 2배인 15조원 규모까지 확대하여 1만9,000여개의 관련 일자리를 창출하고, 선진국과의 기술격차도 0.3년 수준으로 대폭 좁혀 나가고자 한다.
프리미어리그가 처음부터 최고였던 것은 아니다. 선수와 팀의 기량이 지속적으로 향상되고, 수준 높은 스포츠 마케팅이 결합하면서 세계적인 리그가 될 수 있었다. 우리도 그간 축적된 최고의 ICT 인프라를 바탕으로 정보보호시장의 체질을 개선하고 산업 기반을 강화하는 한편, 우수 인재들을 체계적으로 키워 나간다면 머지않아 세계 최고의 사이버보안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이번 ‘K-ICT 시큐리티 발전 전략’을 통해 대한민국이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고 넓은 사이버영토를 가진 나라로, 그리고 ‘정보보호의 프리미어리그’를 보유한 나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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