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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대 당하는 노인들 "아들이 제일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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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대 당하는 노인들 "아들이 제일 무섭다"

입력
2015.05.06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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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노인보호전문기관 실태조사

가해자 중 친아들이 41%로 최다

다음 배우자·딸 順… 절반이 자식

폭행·감금 등 신체학대 37% 최다

"주위 사람들의 세심한 관심 필요"

서울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정신장애 3급의 최모(70) 할머니는 함께 살고 있는 아들(41)의 끊이지 않는 학대를 누구에게 알리지도 못한 채 수년간 견뎌내야 했다. 변변한 직장도 없고 미혼인 아들은 정신장애가 있는 할머니에게 구걸을 시켜 그 돈을 뜯어내는가 하면 폭력과 폭언을 일삼았다. 할머니에게 정부가 지원하는 장애수당이나 후원금, 노령연금 역시 아들이 빼앗아갔다. 아들의 학대는 할머니의 여동생을 통해 뒤늦게 외부로 알려졌다.

최 할머니 사례처럼 지난해 서울시에서 발생한 노인학대의 가해자는 주로 친족이었고, 특히 아들이 많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서울시가 노인보호전문기관 2곳을 대상으로 노인학대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지난해 모두 976건의 노인학대 신고가 접수돼 전년 865건보다 13% 증가했다고 6일 밝혔다. 이 가운데 학대를 당한 것으로 판정된 노인은 모두 420명으로 월평균 30∼40명이 피해를 입었다.

지난해 기준으로 학대 가해자 482명(중복) 중 아들이 197명(40.9%)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배우자 82명(17%), 딸 74명(15.4%) 순으로 나타났다. 학대 가해자의 절반 이상(56.2%)이 자식이었다.

학대 유형은 전체 1,377건 가운데 폭행ㆍ감금ㆍ억압 등 신체적 학대가 509건(37.0%)으로 가장 많았고, 언어협박ㆍ소외ㆍ접촉기피 등 정서적 학대가 500건(36.3%)으로 큰 부분을 차지했다. 이어 방임과 경제적 학대가 각각 161건(11.7%)으로 뒤를 이었고 성적 학대도 18건(1.3%)이나 발생했다. 신고자는 관련기관(38.3%), 친족(19.0%), 피해자본인(17.4%), 신고의무자(16.0%) 순이었다.

강종필 서울시 복지건강본부장은 “물질만능주의가 확산되고 경제적으로 각박해지면서 어르신에 대한 학대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제도 개선 및 처벌 강화와 함께 주위 사람들의 세심한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노인학대 신고 접수와 함께 현장으로 달려가 폭행가족으로부터 노인을 격리하고 응급환자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 시는 일시 보호시설 4곳과 어르신전문병원 2곳, 응급의료기관 1곳을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재학대 위험으로 집에 돌아가기 어려운 노인에게는 보호기간을 연장하고 심리상담도 병행한다. 시는 시립병원 3곳을 학대 노인 의료지원기관으로 정하고 관련 비용 전액을 부담하고 있다.

아울러 시는 노인학대 관련 신고 및 전문상담이 가능한 전화(1577-1389)를 24시간 운영 중이다. 시는 노인학대의 심각성을 일깨우기 위해 11일부터 15일까지 서울시청 신청사에서 ‘2015 어르신 학대예방 사진 및 카툰’ 전시회를 개최한다.

김기중기자 k2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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