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진아 ▲장윤정 ▲현철
공연은 '연말 대목'이란 말이 공식처럼 통하지만 트로트 가수들에겐 오는 8일이 '초 대목'이다. '어버이날 특수'로 여겨지는 이 날을 위해 태진아, 현철, 장윤정, 남진 등 트로트 거물들이 일제히 마이크를 잡는다. 시내 곳곳에서 디너쇼나 콘서트를 열고 어르신들을 맞이할 채비를 하고 있다.
◇ 대형가수 총출동
톱가수들의 잇따른 구설수로 트로트 시장은 잠시 주춤거렸지만 어버이날을 계기로 한단계 도약을 노리고 있다. 또 지난해 세월호 참사로 가라 앉았던 공연 시장이 올해엔 한층 활기를 보일 조짐도 긍정적인 요소다.
지난 3월 도박설에 휩싸였지만 정면돌파로 숨통을 연 태진아는 7~8일 디너쇼를 연다. 때맞춰 도박 의혹을 보도했던 미국 한인 언론사 발행인이 자리에서 물러나며 여론은 태진아 쪽으로 기울었고 예전과 다름없는 티켓 파워를 보이고 있다. 준비한 1,000석은 티켓 오픈 2주만에 모두 동났다.
장윤정 역시 기구한 가족사를 딛고 무대 활동의 기지개를 켠다. 7~8일 이틀간 서울 여의도 63빌딩 그랜드볼륨에서 대규모 디너쇼로 관객을 맞이한다.
현철도 어버이날을 계기로 뜸했던 활동을 재개한다. 8일 서울 르네상스 호텔에서 열리는 어버이날 특별 이벤트에 메인 가수로 무대에 선다. 다음날엔 대구로 넘어가 김용임과 함께 합동 콘서트를 연다. '영원한 젊은 오빠' 남진은 김혜연을 파트너로 삼고 서울 올림픽홀에서 추억의 노래를 열창한다. 이외에도 주현미, 심수봉, 혜은이 등이 어르신 맞이를 준비하고 있다.
▲ 오승근 ▲홍진영 ▲박현빈
◇ '더 고급스럽게' 호텔쇼
아이돌 그룹의 공연 성지는 올림픽 체조경기장이지만 디너쇼는 호텔이 주무대다. 대부분의 가수가 도심 한복판의 고급 호텔을 무대로 삼았다. 한 사람당 20만원을 호가하는 티켓인 만큼 수준 높은 서비스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디너쇼는 공연과 식사를 함께 즐기는 자리인 만큼 음식 맛도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장윤정은 관객들에게 제공될 식사를 직접 맛볼 정도로 까다롭게 골랐다. 메인 요리는 안심 스테이크와 바닷가재로 정했다. 싱가포르 세계요리대회, 독일 요리 올림픽 등 국제요리대회 수상 경력을 자랑하는 셰프들이 책임진다.
롯데호텔서울 크리스탈볼룸에서 자리를 마련한 윤복희는 양식 코스에 와인을 더 준비했다. 또 관객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은 카네이션도 증정한다. 김성환은 전복 세비체, 허브 향 표고버섯과 들깨크림 수프 등 건강식에 초점을 맞춰 저녁상을 준비했다.
조항조는 디너쇼에 제주도 여행 패키지를 결합시켰다. 그랜드 호텔에서 공연과 함께 석식 뷔페를 제공하고, 허브 족욕체험과 힐링투어 등을 완비했다.
◇ '가족끼리' 친화 전략
고급화에 맞서 친화 전략도 다양하게 펼쳐지고 있다.
'내 나이가 어때서'의 오승근이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히트곡과 동명의 '효 콘서트'에는 가족끼리 옷을 맞춰 입고 오면 무료입장 혜택을 받는다. 공연이 열리는 8일, 3인이상 가족이 같은 옷으로 패밀리룩을 입고 오는 100 가족에게 선착순 무료 입장의 기회를 제공한다.
조인트 콘서트를 여는 박현빈과 홍진영은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공연 레퍼토리를 준비했다. 9일 경기도 고양에서 '앗 뜨거운 배터리'라는 타이틀로 한 무대에 서는 두 사람은 설레는 첫사랑, 대학입시, 그리운 친구들, 입영열차 등 전 세대가 추억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곡들을 준비했다. 두 사람만의 스타일을 살린 리메이크 곡뿐 아니라 히트곡 메들리도 들려줄 계획이다.
태진아는 지방 곳곳의 전통시장을 직접 방문하며 어르신들과 스킨십을 나누고 있다. 성남 모란시장, 전남 순천 아랫장, 충청남도 태평시장, 부산 국제시장 등 한 달새 약 15군데를 다녀갔다. 가는 곳마다 뜨거운 반응에 기간을 두 달 연장, 30군데 방문으로 계획을 확장했다.
태진아 측은 "개인 신곡 홍보나 어버이날 공연만을 위한 전략 차원을 넘어섰다"며 "한 번 시장에 방문하면 약 3,000명이 몰린다. 지방 경기 활성화에도 도움을 주고 트로트 시장의 전체적인 부흥을 위해 열정을 쏟고 있다"고 설명했다.
심재걸 기자 shim@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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