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넉한 5강 후보로 분류됐던 LG의 시즌 초반이 불안하다. 지난주 시즌 첫 3연승으로 상승세를 타는가 싶더니 6연패로 추락하며 5일 현재 9위(13승17패)로 떨어졌다. kt를 제외하면 사실상 꼴찌나 다름없다. 6연패는 지난해 4월 이후 근 1년 만의 아픈 경험이다. 공교롭게도 LG는 당시 6연패 과정에서 김기태 감독이 지휘봉을 놓았고, 양상문 감독의 부임 이후 극적인 레이스로 2년 연속 4강에 합류했다.
나쁘지 않은 전력에 큰 경험까지 쌓은 LG는 올 시즌 시범경기까지만 하더라도 나가는 선수마다 잘 치고, 잘 던져 양상문 LG 감독은 엔트리에서 누구를 빼야 할지가 고민일 정도였다. 그러나 정작 정규시즌에 돌입하자 4번 타자로 중용했던 최승준의 부진을 시작으로 신진 선수들의 경험 부족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우규민도 재활 과정에서 다소 오버 페이스해 복귀 시기가 늦어졌다.
여기에 아직 한국 무대 데뷔전도 치르지 못한 외국인 타자 잭 한나한의 공백이 커 보인다. 언젠가는 1군에 올려 기량을 지켜본 뒤 최종 판단할 일이지만 시즌 개막 한 달이 넘도록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용병’으로서 함량 미달이다. 외국인투수 루카스 하렐에 대한 실망스러운 시선도 적지 않다. 괜찮은 구위를 지녔지만 결정적인 순간 자기 컨트롤에 실패해 그르친 경기가 벌써 여러 번이다. 특히 외국인선수의 성적은 팀 전체 사기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다. 두산이 지난 4일 외국인타자 잭 루츠를 퇴단시키는 칼을 일찌감치 빼든 것 역시 상승세를 타고 있는 팀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LG는 류제국과 우규민의 복귀 때까지만 버티면 승부수를 띄울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대비책을 나름대로 꼼꼼하게 구상했다. 하지만 첫 위기에 봉착한 지금 더 늦기 전에 팀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기적은 두 번 일어나지 않는다. 그것도 지난해에는 경쟁 팀들의 부진과 맞물려 운이 따르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사진=LG 이진영(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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