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준국 한반도본부장 "北과의 탐색적 대화에 조건 없다"
우리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5일(현지시간) "북한과의 탐색적 대화에는 별도의 조건이 없다"고 밝혔다.
방미 중인 황 본부장은 이날 워싱턴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탐색적 대화는 북한의 (비핵화 이행) 의도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므로 조건 없이 만나서 진정성을 확인하겠다"면서 이같이 설명했다.
우리 정부는 기존에도 북한과의 탐색적 대화를 모색한다는 입장을 밝혀왔으나, 이번에는 '조건이 없다'는 메시지를 특별히 강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한·미 합동군사훈련 종료 이후 북한과의 대화가 조심스럽게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는 워싱턴 외교가의 관측과 맞물리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황 본부장은 "6자회담 재개 조건에 대해 (북한을 제외한) 5자 간에 긴밀히 협의한 결과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됐고, 그것을 바탕으로 탐색적 대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탐색적 대화의 형식에 대해 황 본부장은 "양자든 다자든 구애받지 않고 유연하게 진행하겠다"며 "북측에서 책임 있는 사람이 우리와의 대화를 통해서 우리가 하고자 하는 얘기를 듣고 북이 그에 대한 반응을 보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황 본부장은 우리 정부의 이 같은 의사가 북한에 전달됐는지에 대해 "직접적인 반응은 없었지만, 노동신문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표시했다고 여겨진다"며 "지금까지는 대체로 부정적이었다"고 소개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 고위당국자는 특파원들과 만나 "과거에 비해 6자회담의 재개 조건을 놓고 (나머지 5개국 사이에서) 그림이 그려졌다고 본다"며 "그런 공감대를 북에 전달하고 북의 진정성을 확인한 다음에 정식 6자회담에 들어갈 수 있는데 그 과정을 탐색적 대화라고 부른다"고 풀이했다.
이는 앞으로 북한과의 탐색적 대화가 열릴 경우 6자회담 재개 조건에 대한 협상이 초점이 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이 당국자는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초기 조치들을 이행하겠다는 분명하고 구체적인 신호를 보여야 한다면서도, 북한에서 해야 할 조치들을 모두 본 뒤에야 6자회담이 재개될 수 있다는 입장은 아닐 수 있다고 전했다.
전날 미국에 도착한 황 본부장은 미국 6자회담 대표인 성 김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겸 동아시아·태평양담당 부차관보, 대니얼 글레이저 미 재무부 테러·금융 담당 차관보와 연쇄 회동했고, 이날 중국 6자회담 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만나기 위해 베이징으로 떠났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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