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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야생동물 닮은 ‘디스커버리 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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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야생동물 닮은 ‘디스커버리 스포츠’

입력
2015.05.06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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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 4륜 구동 DNA 꿈틀거리는 도심형 SUV

1980년대 초반, 당시 초등학생이던 기자는 일요일 오후 4시만 되면 한 지방파 방송에서 방영하던 ‘동물의 왕국’을 보기 위해 모든 일을 작파하고 브라운관 앞에 앉았다. 아프리카 초원을 울리는 얼룩말들의 질주, 깎아지른 암벽을 거침 없이 올라가는 산양, 흙탕물을 건너는 물소 떼의 장관을 친구들과 넋을 잃고 보곤 했다.

그런데 유독 한 녀석은 동물보다는 동물을 추격하는 차에 관심이 더 많았다. 차라고는 버스, 택시, 자가용 승용차 정도만 구분할 수 있었던 우리들에게 그 녀석은 “찌프차 나왔다”며 아는 척을 해댔다. 차 앞에 붙어 있던 마크가 랜드로버였다는 것을 기자는 몇 년이 지나서야 알았다.

67년째 사륜구동을 고집하고 있는 랜드로버가 컴팩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디스커버리 스포츠를 5월 국내 출시했다. 이 모델은 단종된 프리랜더의 후속으로 아우디 Q5, BMW X3와 동급이다. 디스커버리는 랜드로버의 세 축인 럭셔리, 레저, 다목적성 중 레저 라인업에 들어간다. 럭셔리는 레인지로버, 다목적성은 디펜더(국내 미출시)가 맡고 있다.

디스커버리 스포츠의 최대 등판각은 45도. 30도 안팎의 경사로를 통과하는데는 전혀 힘이 부치지 않는다. 랜드로버 제공
디스커버리 스포츠의 최대 등판각은 45도. 30도 안팎의 경사로를 통과하는데는 전혀 힘이 부치지 않는다. 랜드로버 제공

디스커버리 스포츠의 주행성능을 체험하기 위해 경주 토함산 자락을 올랐다. 마을을 벗어나 비포장 도로에 접어들었다. 갈수록 자갈보다는 돌과 바위가 많아졌지만 실내는 크게 요동치지 않았다. 앞 차를 보니 뒷바퀴가 바닥 상태에 맞춰 쉴새 없이 상하운동을 반복하는데도 차체는 안정된 움직임을 보였다. 높은 지상고(21.2㎝) 덕분에 차 바닥에 긁히는 느낌은 없었다. 30도가 넘는 경사도 가속 페달을 밟는 그대로 힘을 유지하며 올랐다.

디스커버리 스포츠는 수심 60cm정도의 수로를 너끈하게 통과했다. 랜드로버 제공
디스커버리 스포츠는 수심 60cm정도의 수로를 너끈하게 통과했다. 랜드로버 제공

비포장에 급경사는 시작에 불과했다. 자갈길이 끝나자 수로가 펼쳐졌다. 수심은 60㎝로 성인 무릎 정도였다. 랜드로버의 특허 기술인 전자동 지형 반응시스템을 일반 모드에서 진흙으로 바꿨다. 차는 좀더 묵직해지면서 물살을 가르듯 헤쳐 나왔다. 바퀴 3분의 2정도, 번호판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물에 잠겨도 주행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걸 사이드 미러에 비친 뒷차의 모습을 보고 확인할 수 있었다.

이어진 진흙 내리막길. 자꾸 미끄러져 사람이 서 있기도 힘든 길을 디스커버리 스포츠는 아프리카의 야생동물처럼 잘도 기어 내려갔다. 진흙 모드에서 자동으로 가동하는 내리막길 속도 제어장치(HDC) 덕분에 40도 경사로를 브레이크도 밟지 않고 내려갔다. 속도는 스위치로 시속 5㎞부터 30㎞까지 조절할 수 있다.

경로를 조금 벗어났다가 모래와 진흙이 뒤섞인 고랑에 빠졌다. 가속 페달을 아무리 밟아도 바퀴만 헛돌 뿐 차는 좀체 움직이지 않았다. 전자동 지형 반응시스템을 모래 모드로 바꾸자 신기할 정도로 아무렇지 않게 고랑을 박차고 나왔다. 랜드로버 기술진은 오프로드 전문 드라이버의 가속 페달 조작, 변속 시점 조절 등 노하우를 시스템에 녹여낸 결과라고 설명했다.

디스커버리 스포츠/2015-05-07(한국일보)
디스커버리 스포츠/2015-05-07(한국일보)

오프로드에 이어 감포, 고아라해변을 돌아 경주 보문관광단지로 이어지는 68㎞구간에서 일반도로 주행능력을 시험했다. 분당 엔진 회전 수(rpm) 1,750부터 최대토크(42.8㎏ㆍm)를 내는 2.2리터 디젤 엔진은 9단 자동변속기와 맞물려 2톤 가까운 무게의 차체를 부드럽게 밀어줬다. 다만 변속기가 드라이브(D) 모드에 있을 때는 2단부터 출발해 반응속도가 더뎠다. 스포츠(S) 모드로 바꿔야 1단에서 출발하고 좀더 높은 rpm에서 변속해 가속성능이 좋아진다.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는 인테그럴 멀티링크 리어 서스펜션이 탄탄하게 받쳐줘 승차감이 우수했다.

디스커버리 스포츠는 도심형 SUV답게 외관 디자인이 디스커버리보다 날렵해졌다. C필러 뒤로 이어지는 유리를 곡선형으로 바꿨고, 헤드램프도 좀더 스포티해졌다. 6각형 패턴의 매쉬 그릴과 하단의 사다리꼴 공기 흡입구는 과감한 느낌을 준다. 그릴 위 보닛에 새겨진 ‘DISCOVERY’ 글자가 디스커버리 패밀리라는 것을 드러낸다.

디스커버리 스포츠의 실내
디스커버리 스포츠의 실내

휠 베이스(앞과 뒷바퀴 사이의 간격)가 전작인 프리랜더보다 9㎝ 길어져 뒷좌석 공간이 넓다. 트렁크 적재용량은 기본 479리터이지만 뒷좌석을 당기면 829리터, 뒷좌석을 접으면 1,698리터에 달해 아우디 Q5보다 크다. 보행자 충격 시 보닛에서 부풀어 오르는 에어백이 동급 최초로 기본 장착됐다.

경주=허정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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