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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 그림책 속 남녀는 여전히 직업남-전업주부

입력
2015.05.05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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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학년 국어 교과서 16종 분석

사회 전반에 걸쳐 성평등 의식이 확산되고 있지만 초등학교 교육용 도서에서는 여전히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은자 성균관대 아동청소년학과 교수팀은 2012년 교육과학기술부(현 교육부)가 편찬해 2013년부터 사용된 초등학교 1,2학년 국어 및 국어활동 교과서 16종에 수록된 59권의 그림책을 분석한 결과 “직업과 활동 등에 있어 남녀 성별 차이가 여전히 큰 것으로 조사됐다”고 5일 밝혔다.

‘2009 개정 초등교육과정 1,2학년 국어 교과서 수록 그림책에 나타난 성역할 분석’ 논문에 따르면 그림책에 등장한 성별 인물의 수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성별을 판별할 수 없는 동물 등 중성이 41%로 가장 많았고 남성(31%)과 여성(27%)의 격차는 4%에 불과했다.

하지만 통계청이 제시한 ‘한국 표준 직업 분류’에 근거해 등장인물들의 성별 직업을 분류해 보면 남성의 61.9%가 특정 직업을 가지고 있는 반면, 여성은 그 절반에 못 미치는 27.8%만이 직업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아울러 성인 등장인물 직업의 경우 남성은 요리사 연구원 자영업자 군인 의사 등 총 20개 유형으로 다양했으나 여성은 간호사 댄서 어린이집 교사 농부 노점판매상 궁녀 등 6개 에 그쳤다. 이중 여성의 직업을 알 수 없는 경우가 39회 나오는데 56%(22회)는 전업주부의 모습으로 묘사되기도 했다.

성별 활동에서는 남성과 여성 모두 여가를 즐기는 모습이 가장 많았다. 단 여성은 가사활동이 전체의 26.8%를 차지해 남성(6.6%)보다 4배 가량 높았다. 연구진은 “한국 사회가 이미 모든 직종에서 남성과 여성이 고루 분포돼 있는데도 국어 교과서는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있다”며 “어린 학생들이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갖지 않도록 남녀 모두 다양한 직업과 활동에 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도서를 선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준호기자 junho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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