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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오른 증시… ELS 덥석 투자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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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오른 증시… ELS 덥석 투자 '주의보'

입력
2015.05.05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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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다시 떨어지면 원금 손실 가능성 커져

서둘러 돈 빼는 투자자도 많아

작년 수익률 2%로 3.3%p 급감

손실상환 비율도 3.2%→ 6.5%

월 발행도 지난달 1조 줄어

회사원 A씨는 2011년 7월 2개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만기 3년짜리 주가연계증권(ELS)에 가입했다. 고수익을 기대했지만 지난해 8월 그가 쥔 돈은 원금의 62.3%에 불과했다. 조기상환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데다, 종목 하나가 중간에 원금손실 기준점에 도달했고, 만기 평가가격 역시 기준가격을 밑돌았기 때문이다.

그간 은행 금리보다 두세 배 높은 수익률(연 5~7%)로 기준금리 1% 시대의 재테크 대안으로 각광받던 ELS 투자에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장기간 박스권에 머물던 증시가 올 들어 상승 곡선을 그리면서 개별종목 주가나 지수에 연동되는 ELS의 매력이 반감되고 있는 것이다. 만약 지금 가입했다가 향후 증시가 떨어지면 원금 손실 가능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중(中)수익’만 보고 ‘중(中)위험’을 간과했다간 낭패를 당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눈밝은 투자자들은 이미 ELS에서 돈을 빼고 있는 상황이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중 상환된 ELS 55조1,000억원 중 손실 상환된 액수는 전년보다 2조3,000억원 늘어난 3조6,000억원에 달했다. 손실 상환된 비율 역시 이 기간 3.2%에서 6.5%로 두 배 이상 늘었다.

반면 상환된 ELS의 수익률은 5.3%에서 2.0%로 급감했다. 결국 ELS의 위험은 늘어난 반면 수익은 큰 폭으로 줄어든 셈이다. 상환된 종목형 중에서는 원금의 38.7%를 손해 본 경우도 있었다. 금감원에 접수되는 ELS 관련 민원 역시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올 들어 1월 58조8,853억원, 2월 59조1,143억원, 3월 61조5,460억원으로 꾸준히 늘어난 ELS 발행 잔액은 4월 60조2,281억원으로 1조원 넘게 줄었다. 월별 발행물량도 4월 들어 1조원 가까이 줄었다. 저금리 탓에 은행 예금만 고집하던 보수적 투자자들의 돈까지 빨아들이던 ELS의 인기가 한풀 꺾인 것이다. 증시 상승세에 ELS에 뒤늦게 올라탔다가 장기간 돈이 묶이거나 최악의 경우 원금을 잃을 가능성이 커질 것을 우려하는 움직임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사실 주가지수나 특정 종목의 가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는 상품 구조가 복잡하다. 원금 보장을 위한 안전장치를 여러 겹 두고 있기 때문인데, 그렇다 하더라도 증시가 상승세에서 하락세로 꺾이거나 꾸준히 상승세를 유지하지 않으면 원금 손실을 피할 수 없다.

그래서 지금처럼 주가가 어느 정도 오른 뒤에 가입하려면 더욱 투자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예컨대 삼성전자와 애플의 주가를 기준으로 하는 한 ELS 상품은 6개월마다 두 종목의 주가 평가금액을 따져 기준가격보다 80~88% 이상이면 연 8%로 조기 상환된다. 하지만 두 주식 중 하나라도 50% 이상 하락하는 경우 원금이 손실될 수 있다. 이처럼 원금 손실이 발생하는 상황을 녹인(Knock-in)이라 한다. 당연히 주가나 지수가 단기간에 올라있는 상황에서 들어가는 경우 나중에 녹인 발생 가능성이 높다. 바로 지금과 같은 시기다.

전문가들은 녹인 배리어(수준)가 높게 설정된 ELS를 특히 주의하라고 당부한다. 녹인 배리어가 60%면 기초자산 가격이 60%보다 아래로 떨어질 때 원금손실이 발생한다는 의미. 이중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금은 녹인 배리어 60%는 높은 수준이고 40%대를 찾는 것이 좋을 것”이라 말했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ELS는 주가가 약간 더 조정을 받은 뒤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은 “기초자산이 많고 상품 구조가 복잡해지면 수익률보다 위험이 더 클 수 있다”라며 “은행에서 가입하는 주가연계특정금전신탁(ELT) 및 주가연계펀드(ELF)도 마찬가지로 원금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잘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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