成 화장실서 돈 건네받은 의혹
檢, 홍문종 접촉 여부 등 수사
홍준표 최측근 인사 오늘 소환
‘성완종 리스트’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대전지검장)이 2012년 대선 무렵 경남기업 자금담당 임원으로부터 2억원을 전달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전 새누리당 수석부대변인 김모씨의 당시 동선 파악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4일 알려졌다. 김씨는 지난 대선 때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부대변인으로 활동했던 인사로, 성완종(64ㆍ사망) 전 경남기업 회장과는 충청포럼에서 함께 활동하는 등 오랜 친분을 유지해 왔다.
수사팀은 경남기업 비자금 조성 담당자인 한장섭(50) 전 부사장으로부터 “2012년 대선 직전 성 전 회장이 ‘2억원을 회장실로 갖고 오라’고 불러서 갔더니 김씨가 성 전 회장과 함께 있었고, 성 전 회장 지시로 김씨에게 2억원을 건넸다”는 진술을 최근 확보했다. “홍문종 (조직총괄)본부장에게 2억원을 주는 등 지난 대선 때 박근혜 후보를 열심히 도왔다”는 성 전 회장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제3자 진술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특히 그동안 불분명했던 대선자금의 전달 장소와 시기, 돈 전달자 등까지 구체적으로 적시된 것이어서 주목된다. 다만 한 전 부사장은 “그 돈이 이후 누구에게 전달됐고, 어디에 사용됐는지는 모른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김씨는 이날 본보와의 통화에서 “대선 때 경남기업에 간 적도 없고, 2억원을 받은 적도 없다. 한 전 부사장은 전혀 모르는 사이”라고 의혹을 부인했다.
수사팀은 대선자금 의혹과 관련해 상당히 구체적 진술이 확보된 만큼, 김씨가 받았다는 2억원과 성 전 회장 메모에 등장하는 ‘홍문종 2억’의 연관성 파악에 수사력을 모을 계획이다. 이를 위해 수사팀은 이미 2012년 11~12월 무렵 김씨가 경남기업에 들른 사실이 있는지, 김씨가 홍문종 의원 측과 접촉한 적이 있는지 등에 대한 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 수사팀은 조만간 홍 의원 측에서 대선 당시 일정표 등을 제출받아 김씨의 동선과 비교해 볼 방침이다.
수사팀은 홍준표 경남지사의 ‘1억원 수수 의혹’과 관련, 홍 지사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을 지낸 나경범 경남도청 서울본부장을 5일 오후 2시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한다. 수사팀은 홍 지사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나 본부장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 대로 홍 지사에 대해서도 이르면 이번 주 내에 소환을 통보할 방침이다. 돈 전달자로 지목된 윤승모(52) 전 경남기업 부사장도 이날 세 번째로 검찰에 출석, 보강 조사를 받았다.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김관진기자 spiri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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