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소신있게" 재신임 뜻 밝혀
외통위선 "유체이탈 화법" 질책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이끄는 한국 외교에 대한 대통령과 정치권의 평가는 대조적이었다. 윤 장관 등 외교라인에 대한 각종 비판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대통령은 재신임 뜻을 밝힌 반면 정치권에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장관 사퇴 목소리가 높았다.
일주일 만에 국정에 복귀한 박 대통령은 4일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최근의 외교 현안 논란과 관련해 외교부와 외교라인을 감쌌다. 박 대통령은 우선 “일본이 역사를 직시하지 못하고 스스로 과거사 문제에 매몰되어 가고 있다 하더라도 이것은 우리가 해결해줄 수 없는 문제”라며 정부의 외교적 노력에 한계가 있음을 인정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우리 외교는 (한일) 과거사에 매몰되지 않고 과거사는 과거사대로 분명하게 짚고 넘어가고 한미동맹 한일관계 한중관계 등 외교 문제는 또 다른 차원의 분명한 목표와 방향을 갖고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미중의 러브콜은 딜레마 아닌 축복’, ‘(동북아 외교 정세에) 한 점 걱정할 문제가 없다’ 등의 발언으로 비판을 받은 윤 장관과 관련, “외교 목표 달성을 위해 앞으로도 소신 있게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하면서 재신임 뜻을 밝혔다.
하지만 이날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 전체회의에서는 윤 장관에게 뭇매가 쏟아졌다. 김한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집권여당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이 전략 부재, 실패, 고립 우려 지적을 할 정도로 대한민국 외교 위기라고 하는데 장관은 (문제가 없다는 식의) 유체이탈 화법”이라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또 “보수지 조선일보 사설은 한심한 외교라 지적하고 한국일보는 ‘한국외교가 먹통 나침반’이라고 했는데 장관은 심각한 수준의 아전인수, 듣기 민망한 자화자찬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은 최근 외교 안보 위기 책임을 지고 사퇴할 의향이 없느냐고 따졌다. 같은 당 정병국 의원도 “결과적으로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고 전환기적 상황에서 우리 정부는 대처하는 게 없어 우리 외교가 방향을 잃고 있다”며 “일을 열심히 안 해서 물러나라는 게 아니라 일해도 결과가 없으니까 (물러나라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장관은 이에 대해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면서도 “하루를 365일처럼 일하고 있다”고 항변했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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