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 노스 텍사스 슛아웃 1위
박세리 넘어 한국선수 새 기록
박인비(27ㆍKB금융그룹ㆍ랭킹2위)가 한국 선수로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4년 연속 2승을 거두는 전인미답에 첫 발을 들여놓았다.
박인비는 4일 미국 텍사스주 어빙의 라스 콜리나스 컨트리클럽에서 막을 내린 LPGA 투어 노스 텍사스 슛아웃에서 합계 15언더파 269타로 정상에 올랐다. 박인비는 박희영(28ㆍ하나금융그룹)과 크리스티 커(미국ㆍ이상 12언더파 272타)를 3타차로 제치고 지난 3월 HSBC 위민스 챔피언스에 이어 두 달 만에 시즌 두 번째 우승을 신고했다. 자신의 14번째 LPGA 우승 타이틀이다.
이로써 박인비는 2012년부터 올해까지 꾸준히 시즌 2승 이상의 성적을 내면서 한국 선수 최초로 4년 연속 멀티플 우승을 작성했다. 2008년 US오픈에서 우승하며 혜성같이 나타난 박인비는 이후 4년 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해 잊혀져 가는 듯 했지만 2012년 에비앙 마스터스에서 우승하며 재기에 성공했다. 박인비 이전에는 박세리(38)가 한국 선수 최초로 2001∼03년 3년 연속 멀티플 우승을 차지했고, 신지애(27)도 2008∼10년 3연속 멀티플 우승을 했다. 박인비는 경기후 “퍼트의 자신감을 회복해 축배를 들 수 있었다”며 이날 승부처로 12번홀(파4)의 아이언 샷과 15번홀(파4)의 퍼트를 꼽았다. 박인비는 두 홀에서 버디를 낚아 승기를 굳혔다.
박인비의 우승으로 올 시즌 한국(계)선수의 LPGA 우승 횟수는 ‘9’로 늘어났다. LPGA 투어 11개 대회 중 9개의 우승트로피가 한국(계) 선수들의 품에 들어온 것. 박인비를 비롯해 뉴질랜드 동포 리디아 고(18)와 김세영(22ㆍ미래에셋)이 각각 2승을 따냈고, 최나연(28ㆍSK텔레콤) 양희영(26) 김효주(20ㆍ롯데)가 한 차례씩 우승컵을 차지했다. 이들을 제외하고는 크리스티 커와 브리트니 린시컴(이상 미국)만이 자존심을 챙겼을 뿐이다.
박인비는 LPGA에 부는 골프 한류에 대해 “내년 리우올림픽 출전에 대한 선수들의 집중도가 대단히 큰 덕분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선수들이 지금부터 올림픽 개최 전까지를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테스트 기간으로 여기고 서로 자극을 받아 더욱 열심히 경기에 몰입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내년 브라질에서 열리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는 골프가 112년 만에 정식 종목으로 이름을 올린다. 게다가 올림픽에는 개막 한 달 전 결정되는 국제골프연맹(IGF)의 올림픽 랭킹 상위 60명만 출전한다. IGF는 다양상 보장을 위해 특정 국가의 출전 쿼터를 최대 4장으로 제한했다. LPGA 랭킹 10위권 안에만 5명이 이름을 올린 한국에서는 당연히 ‘집안 싸움’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박인비는 또 한국(계) 슈퍼 루키들의 활약에 자극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김세영, 김효주 등 올해 LPGA 투어에 참가한 신인들이 기존 선수들에게 자극을 준다”면서 “이들의 활약상을 보고 ‘우리도 이대로 있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현주기자 memor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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