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28·피츠버그 파이리츠)가 마침내 빅리그 데뷔 첫 홈런을 폭발했다. 그것도 상대 특급 마무리로부터 뽑은 9회 극적인 동점포였다.
강정호는 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원정 경기에 7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그는 0-1로 뒤지던 9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마무리 트래버 로젠탈의 초구 커브(약 132㎞)를 그대로 걷어올려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아치를 그렸다.
강정호의 홈런은 메이저리그 15경기, 34타석 만에 나왔다. 로젠탈은 이전 경기까지 11경기에 등판해 8세이브를 올리며 평균자책점 0.77을 찍었으나 올 시즌 첫 피홈런을 강정호에게 빼앗겼다. 시즌 첫 블론세이브이기도 하다.
지난달 30일 시카고 컵스와의 원정경기 이후 나흘 만에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강정호는 5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시즌 타율도 2할5푼9리에서 2할8푼1리(32타수 9안타)로 끌어 올렸다. 시즌 7타점째를 기록한 강정호는 아울러 선발 출장 4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가며 선발 체질임을 입증했다.
앞서 강정호는 세인트루이스의 선발 강속구 우완 투수 마이클 와카를 상대로 첫 두 타석에는 안타를 때리지 못했다. 2회초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1루수 땅볼, 4회초 2사 1ㆍ3루에서는 유격수 땅볼에 그쳤다. 그러나 세 번째 타석에서는 달랐다. 7회초 선두타자로 등장해 와카의 2구째 시속 150㎞짜리 직구를 통타해 깨끗한 좌전 안타를 날렸다. 이후 연장 10회초 2사 1ㆍ2루에서는 6번째 투수 미치 해리스를 상대로 2볼-2스트라이크에서 체인지업을 공략했으나 타구가 유격수 정면으로 향했다.
수비에서는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2회말 맷 애덤스의 높게 뜬 타구를 뒷걸음치며 잡으려다 강렬한 햇빛 때문에 공을 놓치고 말았다. 다행히 실책이 아닌 안타로 공식 기록됐고, 실점으로도 연결되지 않았다. 강정호는 연장 10회말 시작과 함께 숀 로드리게스와 교체됐다.
경기에서는 피츠버그가 3연전을 모두 연장 승부로 치르고도 싹쓸이 패배를 당했다. 피츠버그는 연장 12회초에 터진 페드로 알바레스의 우월 솔로 홈런에 힘입어 2-1로 경기를 뒤집었다. 공수교대 후에는 KBO리그 LG에서 뛰었던 레다메스 리즈가 피츠버그의 6번째 투수로 경기를 끝내기 위해 마운드에 올랐다. 리즈는 12회말 1사 만루에서 동점을 허용했고, 14회말 콜튼 웡에게 끝내기 홈런을 얻어 맞았다.
함태수 기자 hts7@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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