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내고 덜 받는’ 방향의 공무원연금 개혁안 합의와 관련해 정치권과 이해당사자인 공무원 단체의 반응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여야는 한 목소리로 “사회적 대타협을 통한 첫 성과”라며 정치적 의미를 부여했지만, 해석은 각자의 이해에 맞게 달리했다. 공무원 단체들은 정치권이 단독으로 처리한 ‘개악안’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3일 “개혁의 성과에 대한 평가는 국민의 몫”이라면서도 이해당사자가 참여한 사회적 대타협으로 이번 개혁안이 만들어졌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사회적 합의의 첫 물꼬를 텄다는 점을 적극 알려 향후 추진하게 될 노동ㆍ교육ㆍ금융ㆍ공공 부문 등 4대 개혁 추진에서도 국민적 우호여론을 조성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경남 김해 수로왕릉에서 열린 춘향대제 인사말을 통해 “(공무원연금 개혁은) 19대 국회 들어 이뤄낸 가장 큰 쾌거”라며 “여야 간 대타협으로 우리나라와 사회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됐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이러한 저력을 바탕으로 우리 경제를 살리고 여러 가지 개혁을 성공시켜야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경제살리기와 청년 일자리창출 관련 법안도 이번 임시국회 내에 처리해야 한다”면서 “야당의 대승적 협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사회적 대타협의 성과라는 데 여당보다 더 큰 정치적 의미를 부여했다. 사회적 대타협을 명분으로 향후 전개될 공적연금 강화 논의에서도 주도권을 쥐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공무원연금개혁 특위 야당 간사인 강기정 새정치연합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가적 난제를 국회에서 대화로 풀어낸 최초의 모델”고 밝혔다. 강 정책위의장은 특히 “(야당이) ‘까치밥 홍시’ 역할을 했다”다며 “거만하게 야당안을 제시하고 따르라고 했다면 정부는 정부대로 공무원은 공무원대로 반발해 중재자 역할을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공무원 단체들은 일부 조건부 찬성 의견을 내놓긴 했지만, 대체로 이번 개혁안에 반대하고 있다. 특히 전국공무원노조(전공노)와 전국교직원노조(전교조)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여야가 발표한 공무원연금개혁 합의안을 ‘개악안’이라고 비판했다. 전교조는 “정부와 새누리당이 ‘성완종 게이트’로 위기에 몰리자 이를 모면하기 위해 공무원연금 개악을 밀어 붙이고 있다”면서 “일부 교원과 공무원단체 인사들이 이번 합의안에 권한도 없이 합의를 해 준 것은 무효인 만큼 공무원연금 개악을 반드시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전공노도 “공무원연금 개혁안이 통과될 경우 총력투쟁을 전개하겠다”고 강조했다.
김기중기자 k2j@hk.co.kr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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