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넥센 선발 한현희(22)가 팀 선배 서동욱(31)의 스파이크 덕분에 기분 좋은 승리를 올렸다.
한현희는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경기 전부터 약한 비가 계속해서 내렸다. 그라운드 정비를 계속했지만, 경기가 지속될수록 마운드가 진흙으로 변하면서 미끄러워질 수밖에 없었다.
이날 2회까지 삼자범퇴로 LG 타자들을 잘 막아낸 한현희도 4-0으로 앞선 3회말 미끄러운 마운드 때문에 갑작스런 난조에 빠졌다. 그는 안타 하나와 몸에 맞는 볼, 실책으로 무사 만루에 몰렸고 연신 스파이크의 흙을 털어내며 신경을 썼다. 하지만 그는 무사 만루에서 오지환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냈고, 폭투로 한 점을 내주긴 했지만 후속 김용의와 박용택을 범타로 처리하면서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이날 그는 6이닝 1피안타 6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3승(2패)째를 거뒀다. 넥센은 6-2로 이겼다.
최근 2년간 홀드왕을 차지하며 불펜 투수로 자리 잡은 한현희는 올 시즌을 앞두고 선발 투수로 변신했다. 초반 다소 고전하기도 했지만 등판을 거듭할수록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이날은 그의 시즌 두 번째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이기도 했다.
한현희는 경기 후 승리 이유를 팀 타선과 서동욱에게 돌렸다. 그는 "타자 형들이 잘 쳐줘서 이길 수 있었다"며 "땅이 미끄러워 서동욱 선배의 스파이크를 빌려 신었다. 덕분에 안 미끄러웠고, 더 좋았던 것 같다"며 웃음 지었다. 어려운 위기를 넘어선 자신에게도 조금은 점수를 줬다. 그는 "3회 때 미끄러지면서 위기를 맞았는데, 실점을 하긴 했지만 그래도 잘 막아낸 것 같다. 내가 실책도 했는데 (김)지수 형이 도와주셨다. 수비의 도움을 정말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사진=넥센 한현희.
잠실=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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