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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 주드~ 나나나 나나나나" 비틀마니아 4만5000명 무한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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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 주드~ 나나나 나나나나" 비틀마니아 4만5000명 무한 반복

입력
2015.05.03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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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매카트니, 잠실서 첫 내한공연

"한국이 최고" 160분간 39곡 열창

2일 서울 잠실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 무대에서 첫 내한공연을 한 폴 매카트니. 현대카드 제공
2일 서울 잠실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 무대에서 첫 내한공연을 한 폴 매카트니. 현대카드 제공

한국 ‘비틀마니아(비틀스 광팬)’들이 오랜 소원을 풀었다. 목청껏 소리질렀고, 흥에 겨워 춤을 췄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헤이 주드’가 흘러나올 땐 4만5,000여명 관객이 ‘나나나 나나나나~’를 무한 반복했다. 매카트니는 비틀스로 살아온 53년의 삶을 연주했고, 관객은 저마다의 인생에서 비틀스를 회상하며 감흥에 젖었다. 160분이 순식간에 흘러갔다.

팝의 전설 폴 매카트니(73)의 첫 내한공연이 열린 2일 밤 8시 서울 잠실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은 이른 오후부터 북적거렸다. 20~40대가 주를 이뤘지만 10대, 60대 이상도 적지 않았고 외국인 관객도 많았다.

예정 시각보다 20분쯤 지나 매카트니가 무대에 등장하자 관객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기립했다. 두 손을 번쩍 들어 인사한 뒤 그가 부른 첫 곡은 비틀스 히트곡 ‘에잇 데이스 어 위크’. 최근 앨범 수록곡 ‘세이브 어스’까지 부른 뒤 매카트니는 모니터를 흘끗 쳐다보며 서툰 한국어로 “안녕하세요, 서울” “한국 와서 좋아요” 라고 인사했다. 매카트니는 첫 번째 아내 린다와 결성한 밴드 윙스 시절의 히트곡 ‘제트’와 ‘렛 미 롤 잇’, 2011년 결혼한 아내 낸시를 위해 만든 ‘마이 밸런타인’ 등을 불렀다. 먼저 세상을 떠난 린다와 비틀스의 두 친구를 기리는 노래를 부를 때마다 “다음은 ○○을 위한 곡입니다”라고 한국어로 소개했다.

2일 서울 잠실운동장에서 열린 첫 내한 공연에서 폴 매카트니가 팔을 힘껏 치켜들며 팬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그는 공연 뒤 트위터에 "아시아 투어의 환상적인 클라이맥스였다"고 했다. 현대카드 제공
2일 서울 잠실운동장에서 열린 첫 내한 공연에서 폴 매카트니가 팔을 힘껏 치켜들며 팬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그는 공연 뒤 트위터에 "아시아 투어의 환상적인 클라이맥스였다"고 했다. 현대카드 제공

서늘한 비바람도 공연의 열기를 식히진 못했다. 공연 후반 ‘오블라디 오블라다’와 함께 관객들은 광란의 도가니에 빠져들었다. 영화 ‘007’ 시리즈 주제가로 쓰인 ‘리브 앤 렛 다이’ 때는 화염과 불꽃놀이를 활용한 블록버스터급 무대 연출이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관객의 뜨거운 애정에는 매카트니도 감동할 만했다. ‘더 롱 앤 와인딩 로드’를 연주할 땐 1층 객석의 관객 전원이 빨간 하트가 그려진 종이를 들어 매카트니를 놀라게 했고, ‘렛 잇 비’를 노래할 땐 휴대전화 플래시로 진풍경을 연출했다. 본 공연의 피날레를 장식한 ‘헤이 주드’는 모든 관객이 후렴구를 따라 불렀다. 매카트니는 “대~박” “한국이 최고다(Korea rules)” “가장 아름다운 환호였다(Most beautiful welcome)”는 말로 감사의 뜻을 표했다.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거나 하트 모양을 만들기도 했다.

매카트니가 무대를 떠났지만 객석에서 부르는 ‘헤이 주드’는 끝나지 않았다. 결국 매카트니는 태극기를 들고 다시 무대에 등장해 ‘헤이 주드’의 뒷부분을 다시 연주했다. 두번째 앙코르로 명곡 ‘예스터데이’와 ‘헬터 스켈터’에 이어 비틀스의‘애비 로드’에 담긴 메들리‘골든 슬럼버스/캐리 댓 웨이트/디 엔드’가 마지막 대미를 장식했다.

2시간 40분간 39곡을 부른 그는 음색과 성량은 젊었을 때에 미치지 못했지만 후반부에 접어들수록 에너지가 넘쳤다. 물 한 모금 마시지 않고 마라톤을 하듯 질주했다.

매카트니는 관객의 끝나지 않는 앙코르 요청에 태극기를 휘날리며 다시 무대에 등장했다. 폴 매카트니 트위터
매카트니는 관객의 끝나지 않는 앙코르 요청에 태극기를 휘날리며 다시 무대에 등장했다. 폴 매카트니 트위터

관객들은 “최고의 공연” “70세가 넘었는데도 섹시하다” “내 생애 가장 짧은 3시간” “추억이 떠올라 여러 번 울컥했다”며 벅차했다. 이날 영화감독 박찬욱, 라디오 DJ 배철수, 가수 윤도현ㆍ유희열ㆍ장기하ㆍ윤하 등도 공연을 관람했다. “모든 곡이 나올 때마다 목이 터지듯 환호하며 따라 불렀다”는 장기하는 “감동적인 순간이 한두 번이 아니었는데 ‘블랙버드’ 때 가장 뭉클했다”고 말했다. 윤도현은 “매카트니가 ‘밴드 온 더 런’을 연주할 때 나온 영상에 지난 20년간 함께한 YB의 모습이 겹쳐져 감동이 밀려왔다”고 했다. 윤하는 “노래와 연주 모두 기대 이상이었다”며 “그가 있는 자리에서 함께 노래를 부를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뿌듯하고 행복했다”고 했다.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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