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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恨 풀어준 폴 매카트니의 1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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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恨 풀어준 폴 매카트니의 150분

입력
2015.05.03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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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비틀즈가 서울 밤하늘을 수놓았다.

비틀즈의 멤버였던 폴 매카트니는 2일 오후 서울 잠실주경기장에서 4만 5,000여 관객의 환호와 함께 역사적인 첫 내한공연을 펼쳤다.

‘PAUL McCARTNEY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0’이란 타이틀로 열린 이번 공연은 비틀즈가 데뷔한지 53년 만에 처음 마련된 국내무대라서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지난해 5월 건강상의 이유로 공연을 취소한 바 있어 한국 팬들의 애간장을 더 녹인 매카트니였다.

전설의 무대는 나이를 무색케 했다. 73세의 매카트니는 2시간 30분간 지친 기색 없이 30여 곡을 쉬지 않고 들려줬다. 비가 쏟아지는 날씨에도 기타와 피아노를 번갈아 연주하며 기다려준 팬들에게 화답했다.

푸른색 수트와 하얀 셔트를 입고 나온 매카트니는 두 팔을 번갈아 올리며 등장했다. “안녕하세요, 서울!”이라고 인사를 건넨 그는 “한국에 와서 좋아요” “고맙습니다” “사랑해요” 등 틈틈이 한국어를 구사했다. 관객들의 열띤 반응에 감탄하며 “대박!”이라고 외치기도 했다.

이날 무대는 비틀즈, 윙스 시절의 노래부터 지난해 발표한 솔로 곡까지 자신의 역사를 되짚었다. 존 레논의 추모곡인 ‘히어 투데이(Here Today)’와 조지 해리슨을 위한 ‘섬씽(Something)’도 들려줬다.

공연의 클라이맥스는 ‘렛 잇 비(Let it be)’와 ‘헤이 주드(Hey Jude)’ 무대였다. 빗줄기가 거세졌지만 관객들은 자리를 떠나지 않고 우비를 입은 채 공연을 즐겼다. 넓은 주경기장이 떠나갈 정도로 따라부르며 열광했고, 뜨거운 반응에 놀란 매카트니는 객석을 향해 손 키스를 날리기도 했다. 앵콜 무대에선 ‘예스터데이(Yesterday)’로 감성을 교감하며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지 모를 한국 무대의 막을 내렸다.

매순간 역사인 무대가 펼쳐지는 사이 객석 뒤에선 한 때 소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날 공연은 관람에 방해되는 우산 사용을 금지했다. 대신 주최 측이 우비를 모든 관객에게 제공하기로 했다. 하지만 당초 공지와 달리 수량 부족을 이유로 상당수 관객이 우비를 받지 못한 채 입장했다. 빗발이 굵어지자 우비를 추가로 공수한 주최 측은 이 과정에서도 늑장 배포로 관객들의 항의를 받았다. 우비 때문에 30분간 공연을 보지 못한 일부 관객은 환불을 요구하기도 했다.

심재걸 기자??shim@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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