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함태수] 조범현(55) kt 감독과 이종운(49) 롯데 감독이 애제자를 맞바꾸는 독한 승부수를 던졌다.
양 팀이 지난 2일 단행한 4대5 트레이드의 핵심 선수는 투수 박세웅(20)과 포수 장성우(25)이다. 투수 이성민(25), 조현우(21), 포수 안중열(20)이 롯데 유니폼을 입고 투수 최대성(30), 포수 윤여운(25), 내야수 이창진(24), 외야수 하준호(26)가 수원 홈을 쓰게 됐지만, 이름값과 실력을 통틀어 두 명의 선수에게 먼저 눈이 간다.
박세웅은 경북고 에이스 출신으로 kt의 미래를 짊어지고 있었다. 유니폼 판매에서도 이대형 김상현에 이어 3위를 기록 중이었다. 삼성 박석민은 "신인 시절 윤석민(KIA)을 보는 것 같았다. 완급 조절을 하는 데다 구위까지 뛰어나 정말 좋은 투수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조범현 감독도 그를 애지중지했다. 조 감독은 지난해 2군에서 뛸 때 박세웅을 일주일에 한 번만 던지게 하며 철저하게 몸 관리를 해줬다. 올해에도 가급적 5일 휴식 후 등판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조 감독은 "신인이 시즌 내내 선발 로테이션을 풀타임 소화하는 건 쉽지 않다. (박)세웅이는 중간 중간 잘 관리해줘야 한다"며 "이후부터는 박세웅이 체력을 키우고 노력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장성우는 이종운 감독이 아끼는 제자다. 경남고 감독 시절 장성우가 그의 밑에서 야구를 배웠고 롯데에서 다시 만났기 때문이다. 이 감독은 "다른 팀에 가면 장성우는 에이스 포수이다. 여기에서는 팀 사정상 선발 마스크를 쓰지 못하지만, 올해는 강민호의 체력도 안배해줘야 하기 때문에 (장)성우를 경기 후반 많이 내보낼 것"이라며 "좋은 타격 능력도 살리겠다"라고 1루수로 선발 출전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두 감독은 뾰족한 해법이 보이지 않은 서로의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애제자를 트레이드 카드로 썼다. 롯데는 마운드, kt는 야수진의 보강이 시급했다. 이종운 감독은 "좋은 선수들을 떠나 보내야 해 아쉽지만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게 트레이드 아니겠는가"며 "마운드가 약한 팀 사정상 투수 영입에 초점을 맞췄다. 시즌 들어 kt와 트레이드에 대한 공감대는 갖고 있었다. 박세웅의 보직은 추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조 감독도 "이대로 시즌을 마칠 수는 없지 않은가"며 "박세웅을 내준 것은 가슴이 아팠다.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고 했다. 그는 이어 "강 팀은 좋은 포수를 보유하고 있다. 공격력과 수비력을 모두 갖춘 장성우를 오랫동안 지켜봤다"며 "롯데로 나간 선수들, 우리 팀으로 들어온 선수들 모두 잘 돼서 윈윈하는 트레이드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사진=이종운(위) 롯데 감독, 조범현 kt 감독.
함태수 기자 hts7@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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