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의 비운'·'여분의 계승자' 태생적 한계 넘을지 주목
윌리엄 왕세손과 케이트 미들턴 왕세손빈 부부가 2일(현지시간) 둘째 아이를 출산하면서 영국의 왕위 계승서열이 새롭게 재편됐다.
이날 태어난 공주가 할아버지 찰스 왕세자, 아버지 윌리엄 왕세손, 오빠 조지 왕자의 뒤를 이어 순식간에 4위로 진입함에 따라 삼촌인 해리 왕자와 작은 할아버지인 앤드루 왕자는 각각 5위와 6위로 밀려났다.
찰스 왕세자의 동생인 앤드루 왕자의 두 딸 베아트리스와 유지니 공주는 7, 8위까지 떨어졌다.
왕실 순위로 보나 전 세계 미디어의 관심으로 보나 그야말로 '로열 베이비'라는 애칭에 어울리는 화려한 출생이었지만 재작년 오빠 조지 왕자의 탄생에 비하면 주목도가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윌리엄 부부의 두 번째 출산이라는 이유도 있지만, 높은 순위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왕위를 이어받기 어렵다는 태생적인 한계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AP통신은 분석했다.
첫째가 일찍 사망하거나 지위를 스스로 포기하지 않는 이상 왕관이 둘째에게 내려오기 어렵다는 점에서 농담조로 '여분의 계승자(spare to the heir)'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까지 얻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도 "(삼촌인) 해리 왕자처럼 이번 로열 베이비도 왕이 될 것 같지는 않다"고 보도했다.
그렇다보니 상대적으로 책임과 권한이 적은 둘째 왕자 또는 공주들이 의미있는 공공의 역할을 찾지 못해 방황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영국 잡지 '마제스티'의 조 리틀 편집장은 "늘 상대적으로 덜 선망의 대상이 되다보니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여동생의 사례처럼 질투의 그림자가 드리우는 일이 많다"고 AP통신에 말했다.
최근 영국 왕실에서도 '둘째의 비운'은 쉽게 목격할 수 있다.
윌리엄 왕세손의 동생인 해리 왕자는 10대 시절부터 대마초 흡연과 음주로 여러차례 구설에 오르는 등 말썽꾸러기의 이미지가 강하다.
그는 2004년 나이트클럽에서 사진기자들과 몸싸움을 하고, 나치 복장을 하고 파티에 참석해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기도 했다.
찰스의 동생 앤드루 왕자 역시 나쁜 일로 언론의 주목을 받은 케이스에 속한다.
미국의 갑부 제프리 엡스타인과 가까운 앤드루 왕자는 미성년 성 착취 의혹, 사라 퍼거슨과의 이혼, 모델 또는 연예인과의 숱한 염문으로 '발정난 앤디'라는 부끄러운 별명까지 얻었다.
엘리자베스 2세의 여동생인 고(故) 마거릿 공주는 이혼남인 피터 타운센드와의 연애, 17세 연하인 로디 루엘린과의 연애 등으로 '유명세'를 탄 바 있다.
반면, 형의 사망으로 왕위를 물려받은 조지 5세나 형의 자진 퇴임으로 왕이 된 조지 6세 등 성공적인 차순위 계승자의 사례도 얼마든지 있다.
에드워드 8세가 이혼녀 월리스 심슨과의 결혼을 위해 왕좌에서 물러나면서 즉위한 조지 6세는 2차 세계대전의 위기에서 리더의 역할을 잘 수행해 영화 '킹스 스피치'의 모델이 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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